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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노이즈. 뉴욕 출신의 혼성 슈게이징/드림팝 밴드 아소비 섹수(Asobi Seksu)가 주조해낸 일본적 감수성과 미국의 어레인지가 결합한 2009년도 네오-슈게이징 씬의 결정타. [Hush]
2001년 뉴욕 브롱스에서 결성된 아소비 섹수(Asobi Seksu)는 키보드와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계 여성 유키 치쿠다테(Yuki Chikudate)와 기타리스트 제임스 한나(James Hanna)를 중심으로 베이스에 글렌 월드맨(Glenn Waldman)과 드럼에 키스 홉킨(Keith Hopkin)의 멤버구성으로 시작했다. 꾸준한 클럽 활동을 통해 뉴욕에서 많은 팬들을 모았으며 그들을 주목한 프렌들리 화이어 레코드(Friendly Fire Records)가 이들에게 접근했고 결국은 계약이 성사된다. 이후 곧바로 아소비 섹수가 2001년에 자체제작 했던 셀프-타이틀 앨범을 2004년에 새로운 커버와 함께 재발매 한다. 그들의 노래 [I'm Happy But You Don't Like Me]가 각 대학가의 라디오차트에서 인기를 얻기도 하며, 2006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던 인디 영화인 [In Between Days]에 그들의 노래인 [Sonner]와 [Walk on the Moon]이 사용되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다.
2006년 [Citrus] 발매 이후 약 3년 만에 공개된 세 번째 정규작이 바로 [Hush]이다. 밴드는 결국 오리지날 사운드 메이커인 유키 치쿠다테와 제임스 한나의 2인 체제로 다시 축소됐다. 레이블 또한 바꿨다. 이전에 소속됐던 프렌들리 파이어 보다는 조금 더 인지도가 높은 폴리바이닐(Polyvinyl)에다가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참고로 폴리바이닐은 아키텍쳐 인 헬싱키(Architecture in Helsinki), 아이다(Ida), 그리고 오브 몬트리얼(of Montreal) 등의 아티스트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앨범은 2008년 여름 내내 전작을 함께 작업했던 프로듀서 크리스 제인과 함께했다. 기존의 앨범들보다 노이즈가 줄면서 드림팝적인 요소들의 비중이 늘었다. 더욱 말랑말랑 해지면서 멜로디의 트릭에 좀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본 앨범은 일본의 경우 EMI에서 발매되면서 메이저 배급망을 타게 됐다.
뉴욕 씬에서는 비교적 드문 일본발 로리타 보컬을 토대로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하면서 나름 개성적인 면모를 갖추게 됐다. 유키의 예전 인터뷰에 의하면 "슈게이징과 일본의 시부야 케이를 혼합하면 어떤 사운드가 나올까?"하는 질문이 바로 아소비 섹수의 시발점이 됐다고 한다. 결국 그들은 노이즈와 상냥함 사이에서 어디다가 무게를 더 둘까 하고 고민했던 모양인데 본 작은 일단 아트웍만을 보아도 어디에 무게를 뒀는지 쉽게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