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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광하라 !
2008년 펜타포트를 삼켜 버린 전무후무한 펑크 락앤롤 디스코 소울 밴드의 귀환
GOSSIP(가십) “MUSIC FOR MEN”
★★★★ – Q magazine
지구상 가장 섹시한 “헤비 뮤즈” 베스 디토의 카리스마, 강렬한 멜로디와 사운드, 그리고 끝 없는 그루브…프로듀서 릭 루빈의 골든 터치로 완성한 화제의 첫 싱글 <Heavy Cross>를 담은, 단연 “올해의 앨범”
이 앨범에는 흑과 백, 소울과 팝, 그리고 가냘픔과 풍만함 사이의 그 모든 요소들이 얽혀있다. 미니멀한 디스코와 포스트 펑크, 그리고 개러지가 뒤엉켜있다. 또한 베쓰 디토의 압도적인 중량감이 그대로 소리에 투영된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의 로큰롤과 댄스플로어의 고백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 댄서블하면서도 그런지스러운 하드한 모양새는 베쓰 디토의 소울풀/파워풀한 보컬과 맞물리면서 비교적 악기군이 적은 앨범의 빈 공간을 꽉꽉 채운다. 확실히 펑크 키드들을 댄스플로어로 불러들일만한 몇 안 되는 앨범이다.
2008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발을 장악했던 화제의 신감각 디스코 개러지 펑크 밴드 가십(Gossip)과 거장 릭 루빈(Rick Rubin)이 동시에 주조해낸 폭발 직전의 메이저 데뷔작. [Music For Men]
2008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발 둘째 날의 서브무대 마지막 타임에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모였다. 국내에는 라이브 앨범 한 장이 발매됐을 뿐인 밴드였지만 수많은 인파들이 숨죽이고 쇼를 기다리고 있었다. 온 몸으로 노래를 부르는 섹시한 거구 베스 디토(Beth Ditto)가 클레오파트라를 연상시키는 금색 머리장식을 착용하고 등장하면서 그 해 가장 뜨거운 무대가 비로소 시작됐다.
Gossip
펜타포트 서브스테이지의 마지막을 관광나이트로 바꿔버린 이 댄서블한 일렉트로 펑크 트리오가 바로 가십(Gossip)이다. 음악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한번쯤 지나쳤을 법한 육감적인 보컬리스트 베스 디토와 유일한 남성 멤버인 기타리스트/베이시스트 브레이스 파이네(Brace Paine : 가끔씩은 Nathan Howdeshell로 불리기도 함), 그리고 드러머 캐시 멘돈카(Kathy Mendonca)의 구성으로 밴드가 시작됐다.
가십은 1999년 워싱턴의 올림피아에서 결성됐다. 자신들의 밴드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쓴 첫 EP를 캘빈 존슨(Calvin Johnson)의 K 레코드에서 발매했는데, 밴드가 결성됐을 때부터 그녀의 몸무게와 성적인 부분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 엘리엇 스미스(Elliott Smith)를 비롯한 인디 록 슈퍼스타 양성소인 명문 킬 록 스타즈(Kill Rock Stars)로 이적하면서 2001년 1월에 첫번째 풀랭쓰 앨범 [That's Not What I Heard]를 공개한다. 두 번째 정규앨범 사이에 [Arkansas Heat] EP를 발매하고 2002년 5월에 두 번째 정규작 [Movement]를 발매하면서 서서히 인지도를 높혀간다. 그 당시부터 폭발적인 라이브로 주목 받았기 때문에 인디펜던트 밴드로는 이례적으로 라이브 앨범 [Undead in NYC]를 발표하기도 한다. 이후 첫번째 드러머였던 드러머 캐시 멘돈카(Kathy Mendonca)가 조산사가 되기 위해 밴드를 탈퇴하고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한나 브릴리(Hannah Blilie)를 새로 영입한다. 참고로 한나 브릴리는 국내 인디록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포스트 하드코어 밴드인 블러드 브라더스(Blood Borthers)의 보컬리스트 조단 브릴리(Jordan Blilie)와 쌍둥이 관계이다.
2006년 1월에 세 번째 앨범 [Standing In The Way of Control]이 발매되면서 비로소 밴드는 인디펜던트의 영웅이 된다. 동명 타이틀 곡 [Standing In The Way of Control]은 동성애 결혼법을 위해 정부에 대응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하지만 보통 애호가들은 이 곡을 듣고 춤추느라 바빠서 가사를 그냥 지나치곤 했는데 베스 디토는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런 곡에 생각없이 춤추는 것은 정말 직설적인 조크이며 바로 이런 것이 음악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곡은 특히 영국에서 사랑 받았는데 영국의 채널 4(Channel 4)의 프로그램 [Skins]의 광고에 꾸준히 사용되면서 널리 알려졌고, 소울왁스(Soulwax)의 리믹스 버전 또한 꾸준히 리퀘스트 되면서 앨범은 골드 레코드를 기록했다. [Standing In The Way Of Control]은 수많은 클럽 DJ들의 플레이리스트에서 결코 빠지는 일이 없었다.
2007년 3월, 피치포크(Pitchfork) 미디어에서 가십이 메이저 레이블과 싸인 했다는 뉴스가 올라온다. 현존하는 최고의 프로듀서이자 현 미국 소니/콜럼비아의 공동경영자인 릭 루빈(Rick Rubin)이 취임 후 첫번째 계약 아티스트로 바로 가십을 선택했던 것이다. 릭 루빈은 2007년 11월 2일자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도 가십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직접적인 애정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그 무렵 베스 디토는 NME의 표지에 자신의 누드를 실으면서 이들은 화제의 중심에 오른다.
가십은 [Standing In The Way of Control]의 리믹스 트랙을 만들어줬던 르 티그르(Le Tigre)를 비롯, 서브 팝(Sub Pop)으로 이적하기 전까지는 레이블 메이트 관계로 있었던 슬리터-키니(Sleater-Kinney), 그리고 국내에는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Wicker Park)]에 니코(Nico)의 커버곡을 수록하면서 알려진 메이츠 오브 스테이트(Mates of State)와 함께 투어를 진행한다. 시저 시스터즈(Scissor Sisters)의 투어에서는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기도 한다.
수많은 투어와 인권을 위한 공연에 참여하면서 2008년 4월에는 국내에도 공개된 바 있는 두 번째 라이브 앨범 [Live in Liverpool]을 DVD와 함께 발매한다. 메이저로 이적한 이후 이들은 송 라이팅에 대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릭 루빈 또한 공연장에서의 뜨거운 열기를 어떻게 스튜디오 안에서 재연해야 할 지가 막막했는데, 그리하여 이들은 우선적으로 라이브 앨범을 발표하기로 합의를 본다. 앨범의 프로듀서는 당연히 릭 루빈이었다.
[Music For Men]
가십은 2년 동안 작업에 몰두하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네 번째 정규앨범인 본 작 [Music For Men]이다. 이 메이저 데뷔앨범은 말리부에 있는 유서 깊은 샹그리라(Shangri La) 스튜디오에서 작업됐다고 한다. 데이즈드 디지털(Dazed Digital)과의 인터뷰에서는 [Standing In The Way of Control]을 비롯한 이전 앨범들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굳이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나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 혹은 자니 캐쉬(Johnny Cash) 어르신의 아메리칸 시리즈를 예를 들지 않더라도 릭 루빈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릭 루빈은 인터뷰에서 가십의 공연을 봤을 때 공연이라기 보다는 파티에 가까웠다고 표현했는데 청중과 밴드가 동등한 선상에 놓여있는 그 분위기에 매료됐다고 한다. 근 5년 여 동안 봐왔던 퍼포먼스 중 단연 최고였다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결국 본 작에서도 릭 루빈의 지원사격은 이어진다.
한번에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릭 루빈인데 메탈리카(Metallica)의 [Death Magnetic]을 끝내고 가십의 프로젝트와 더불어 올 겨울에 발매될 클립스(Clipse)의 신보, 그리고 가십과 같은 케이스로 인디에서 콜럼비아로 이적해 곧 앨범이 발매될 에벳 브라더스(The Avett Brothers)의 레코딩들이 진행중이었다. 가십은 이전부터 대부분 여자들과 일을 했는데 본 작은 첫번째 메이저 레코드인 동시에 처음으로 ‘남자’와 작업한 앨범이라고 한다. 이 남자가 바로 전설의 사나이 릭 루빈(Rick Rubin)이다. 앨범의 타이틀 [Music For Men]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앨범 발매 이전에 공개된 53초짜리 커머셜 동영상이 화제가 됐다. 마치 7,80년대 텔레비전 홈쇼핑에나 나올법한 컴필레이션 음반의 광고를 연상시키는데 적절하게 퀴어스러운 무드를 뿜어내고 있다. 특히 가십의 음반을 권하는 남자가 자신의 팬티 속에서 자체발광하는 가십의 음반을 꺼내는 장면은 도무지 잊을 수가 없다.
드럼 스틱 카운터로 시작하는 [Dimestore Diamond]는 절대로 흥분하는 법이 없다. 그저 긴장감을 끌어안은 채 느리게 전진한다. 커머셜 비디오를 통해 미리 들을 수 있었던 첫번째 싱글 [Heavy Cross]는 전작의 히트곡 [Standing In The Way of Control]에 버금가는 댄서블한 그루브를 가지고 있다. 돌진하는 락앤롤 트랙 [8th Wonder], 이어지는 댄스 트랙들인 [Love Long Distance]와 [Pop Goes The World], 그리고 상당히 이례적인 미드템포의 개러지 트랙 [Vertical Rhythm]이 무차별 진행된다.
빠른 템포를 바탕으로 굴러가는 훵키한 베이스라인이 돋보이는 [Men in Love]는 베스 디토가 본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트랙이라고 한다. 곡은 사랑에 빠진 게이에 관한 내용을 담고있는데 본 앨범 자체가 결국 대부분이 사랑에 관한 테마들로 채워져 있다고 한다. 본 트랙은 확실히 이전에 함께 투어를 다녔던 신디 로퍼(Cyndi Lauper)가 연상되는 후렴구절을 가지고 있다. 미드 템포의 젠틀한 포스트 펑크 트랙 [For Keeps], 80년대 특유의 마이너 코드전개를 가진 [2012], 역시 후렴 구절에 펼쳐지는 스트링 사운드가 80년대의 공기를 만들어내는 [Love and Let Love] 등의 곡들은 확실히 이전의 모습들을 가지고 있되 적절하게 변형시키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앨범에서 무척 느린 축에 속하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낸 스무쓰한 레잇 훵 발라드 트랙 [Four Letter Word]와 이전트랙과는 180도 돌변한 전형적인 라이엇 걸 무브먼트의 이미지를 가지고 돌진하는 개러지 펑크 튠 [Spare Me from the Mold]로 앨범을 마무리 짓는다.
인터뷰어: 당신은 성난 사람인가?
베스 디토: 아니다. 나는 절대로 화가 난 사람이 아니다. 왜 여성 록커들을 단순히 화가 난 사람처럼 간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Listen Without Prejudice
사실 이 페미니스트/레즈비언들이 자신들의 앨범을 '남성들을 위한 앨범'이라 지칭한 것은 비범한 일이다. 근데 인터뷰에 의하면 이것은 진심이라고 한다. 본 작은 페미니스트들이 남성들을 위해 만든 앨범이라고 한다. 여성들은 억압 받고 있고 남자들은 여성들이 받는 압력을 알아야만 한다는 게 그 이유라고. 원래는 밴드의 유일한 남자 멤버인 네이선이 중절모를 쓰고 외알 안경을 착용한 사진을 쓰려고 했단다. 하지만 네이선은 그런 사진을 원하지 않았고 결국 한나 브릴리의 사진으로 대체됐다. 앨범 커버는 모리씨(Morrissey)의 음반 [Viva Hate] 라던가 KD 랭(KD Lang), 그리고 데이빗 보위(David Bowie), 혹은 바닐라 아이스(Vanilla Ice)가 연상되곤 한다.
확실히 도나 섬머(Donna Summer)와 돌리 파튼(Dolly Parton) 사이에 존재한다. 흑과 백, 소울과 팝, 그리고 가냘픔과 풍만함 사이의 그 모든 요소들이 얽혀있다. 미니멀한 디스코와 포스트 펑크, 그리고 개러지가 뒤엉켜있다. 최근에는 나이프(The Knife)의 피버 레이(Fever Ray)와 투어를 다닌다고 한다. 장르를 넘어서는 바람직한 음악적 선택이 언제나 함께하는 것 같다.
베스 디토의 압도적인 중량감이 그대로 소리에 투영된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의 로큰롤과 댄스플로어의 고백이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왔다. 댄서블하면서도 그런지스러운 하드한 모양새는 베스 디토의 소울풀/파워풀한 보컬과 맞물리면서 비교적 악기군이 적은 앨범의 빈 공간을 꽉꽉 채운다. 확실히 펑크 키드들을 댄스플로어로 불러들일만한 몇 안 되는 앨범이다.
가십이 작년 한국을 찾았을 때 몇몇 사진들을 봤는데 드러머인 한나는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의 [Listen Without Prejudice]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이 셔츠를 입고있을 때 무릎을 쳤다. 너무 신경증적인 분석일 수도 있겠다만 나는 그녀가 입고있던 조지 마이클의 앨범과 본 작이 분명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45도 각도의 시선을 바라보는 얼굴만 나온 흑백사진의 커버(조지 마이클의 한국반 기준), 두 앨범의 2번 트랙이 첫번째 싱글 커트곡이라는 것, 그리고 3번 트랙들이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것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겠다. 조지 마이클, 그리고 가십의 멤버들이 모두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확실히 '편견없이 들어야 한다'는 의미는 일맥상통한다고 봐도 될거 같다. 두 앨범의 제목을 이어보자면 '남자'들이 '편견'을 버리고 들어야 하는 음악인 셈이다. 두 앨범의 한가지 차이점이라면 가십은 본 작을 통해 소니 뮤직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계기가 됐으며 조지 마이클의 경우 [Listen Without Prejudice]의 더블앨범 발매로 인한 다툼 끝에 소니와 결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
독설가이자 액티비스트인 베스 디토는 최근 [I Kissed a Girl]로 인기몰이 중인 케이티 페리(Katy Perry)에 대해 '스트레이트(이성애자)가 동성애문화를 이용해 착취하고 있을 뿐'이라며 통렬하게 비판했다. 케이티 페리는 '시비에 말려들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다'면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매체의 인터뷰나 방송에서 이미 짐작 가능하듯 달변가인 베스 디토는 채널 4의 프로그램 [The Friday Night Project]의 호스트로 꾸준히 출연하기도 했다. 현재는 자신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집필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아무쪼록 가십이 다시 한번 한국을 방문해줬으면 좋겠다. 펜타포트 록 페스티발의 공연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역동성으로 넘쳐났다. 가끔씩 그들의 라이브 앨범을 듣게 되면 그날의 땀냄새까지 리콜되곤 한다. 이번 새 앨범을 발표하면서 가십은 각종 페스티발을 비롯한 투어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밴드의 청일점 멤버인 네이선이 락 페스티발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팁을 clashmusic.com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모두들 참고하기 바란다.
인터뷰어: 올 여름 당신들이 공연하는 락 페스티발을 찾는 사람들에게 몇 가지 팁을 일러줄 수 있는가?
네이선: 먹을 것, 마실 것들을 전부 싸가지고 들어와라. 행사장내에서 파는 건 모조리 비싸다.
한상철(불싸조 http://myspace.com/bulssaz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