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양호한 상태
놀랍도록 진보한 음악으로 다가온 R&B계의 거장 베이스페이스의 첫 <아리스타> 솔로 앨범
총 14트랙이 수록된 앨범에서 제일 앞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곡이 ‘Baby’s Mama’로 앞서 말했던 스눕 독이 참여한 트랙이다. 주요 멜로디 라인은 베이비페이스의 것이 맞는데 펑키하게 튕기는 베이스 터치나 리듬 트랙 편곡이나 곡 진행이 참 많이도 다르다. 예의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가성 창법까지 그러하고 가사도 꽤 거친 편이며 본 작에서 가장 귀에 들어오는 트랙으로 꼽아도 손색 없겠다. 반면 이미 싱글 커트 되어 싱글 차트 Top 10 권에 오른바 있는 ‘There She Goes’는 우리가 알고있고 또 앞으로 익숙해져야 할 그의 딱 중간 지점쯤에 위치한 트랙이고 그런 까닭에 그 역시 ‘Baby’s Mama’ 대신 이 곡을 첫 싱글로 발표해 기절추풍 할 기존 팬들을 위한 작은 배려로 삼았던 것일 지 모르겠다. 하지만 ‘What If’, ‘You Should Know’, ‘Wish You Was My Girl’ 등은 전과 그다지 다르지 않고 창법만 조금 틀린 미드 템포 발라드 트랙이어서 한편 안심이다. 아울러 복고풍 디스코 사운드에 펑키 소울의 편곡을 덧씌운 인상적인 트랙 ‘Lover & Friend’과 퓨전 재즈로 옷을 갈아 입어 그와는 어울리기 힘들 것 같았던 디안젤로 풍의 네오 소울에 근접한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빚어낸 ‘How Can You Be Down’, ‘I Keep Chillin’’과 같은 트랙이 공존해 청자를 혼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소위 ‘베이비페이스 식 사운드’라는 것에 그 스스로가 고착되고 한정 지어지는 것에 대해 ‘음악’ 그 자체를 증거 삼아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얼마나 대단한 가 하면 동부 힙 합 계에서 무섭게 부상하고 있는 지는 넵튠스와 함께 한 ‘Stressed Out’를 통해 새삼 찾아볼 수 있다. 이 곡 어디에서 제이 지의 음악을 쥐고 흔들던 자취가 엿보이는가 말이다. 반면 팀 앤 밥 콤비가 출동한 ‘Work It Out’에서는 조금 양보한 듯 보인다. 신선한 피의 수혈? 아직껏 국내 팬들에게 꾸준히 애청 되고 있는 ‘When Can See You’를 닮아 있는 ‘With Him’은 앨범 전체의 통일성에는 다소 어긋나 있지만 아무래도 그의 발라드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한국 및 아시아 지역) 팬들을 위한 배려일 듯.
이제야 알겠다. 그는 ‘고이지 않고 흐르는 샘’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가 만들어 내는 음악들에 그토록 오랜 세월을 두고 열광하고 또 박수갈채를 보내온 것이다. 에너지 고갈에 기인한 잦은 변신이었다면 되려 식상한 느낌을 주겠지만 이번 그의 ‘용기’와 ‘모험’은 타이밍이나 방법 면에서 다할 나위 없이 성공적이란 찬사가 따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료제공: BMG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