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TRONG>가슴을 적시는 촉촉한 그루브 와 영혼을 어루만지는 오래된 재즈악기들의 조합으로 멜로우한 인스트루멘틀 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는 fat jon의 정규 3집 한국발매!<BR><BR>애절한 멜로디와 미디움템포의 힙합비트를 통해 유려함과 무거움을 동시에 표현해내는 팻존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이 잘살아난 솔로 3집음반! <BR><BR></STRONG>Lightweight Heavy, 이건 분명 형용모순이다. 아니 가벼운 무게의 육중함이라니, 짧은 영어 실력을 동원해 그 뜻을 대충 헤아려 그냥 센스 있는 말장난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이 앨범의 트랙들을 듣다 보면, Lightweight Heavy 라는 단어가 단지 유쾌한 조크성의 말장난이 아니라 이음반의 색깔을 규정짓는 단 한마디의 명쾌한 표현이었음을 알게 된다. <BR><BR>Lightweight Heavy는 2004년 발매된 그의 3번째 솔로앨범이다<BR>FIVE DEEZ 나 3582 의 커리어를 모두 합친다면 통산 8번째의 음반이 되기도 하는데 통산 20여장의 결과물을 생각한다면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는 시점에 위치한 음반이라고 볼 수도 있다<BR>그러나 개인적으로 팻존 은 다른 아티스트처럼 초기 중기 그리고 후기를 구분지어 연대기에 따라 음악을 평가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본다<BR>즉 세월을 거치며 예측가능하게 변화하는 기존의 뮤지션과는 달리 팻존 에게는 그의 음악인생을 관통하고 있는 일관되게 유지되는 공통의 정서 (오래된 축음기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생각될 수도 있는 약간의 잡음 섞인 음질, 드럼과 베이스가 강조된 둔탁하고도 느릿한 비트, 따뜻하고 빈티지한 느낌의 재즈샘플들) 가 있기 때문이다<BR>따라서 팻존 의 커리어를 논할 때 이전의 사운드와 무엇 무엇이 바뀌었다거나 누구와의 작업으로 인해 스타일이 변해버렸다는 평은 그의 전작을 관통하고 있는 그의 일관된 정서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BR><BR>이음반 이전의 솔로앨범들 즉 Humanoid Erotica와 Wave Motion을 다시 들어본다면, 왜 그가 자신의 세 번째 앨범을 Lightweight Heavy로 명명했는지 분명해진다. 분명 이 앨범에서 역시 건조하고 반복적인 힙합 비트들에 멜로우한 재즈 샘플들을 듣기 좋게 얹어내는 수완을 볼 순 있지만 이 앨범이 갖는 부드러운 가벼움 속에서의 어떤 '중량감'은 어떤 음악적 혁신이나 획기적인 아이디어들로 채워 진 것이 아니라 일상적 개인의 심상들을 심연으로 유도하는 것 혹은 이성과의 로맨스라는 원초적 욕망으로 청자를 끌고 가는 힘에서 발견된다. <BR><BR>본 음반을 발매한 레이블의 이름과 우연(혹은 필연) 적으로 같은 Talk To Me 라는 곡으로 트랙은 시작 된다<BR>이곡을 너무 좋아해서 레이블이름을 Talk To Me 라고 지었을 거라고 지레 짐작해 레이블담당자에게 사실여부를 문의해보니 레이블은 2002년 만들어졌고 이곡은 2004년 만들어졌으니 곡명에서 레이블이름을 따온 것은 아니라 고 한다<BR>담당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팻존 의 12타이틀의 음반들을 한국에 발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Talk to me 레이블과 당사자인 팻존 은 놀라운 필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닌가 싶다.<BR><BR>10초미만의 무거운 피아노로 시작해 상쾌한 발걸음의 비트로 순식간에 바뀌며 "Talk to me, I'm ready"라고 애절하게 반복해서 속삭이는 첫 트랙 Talk To Me 에선 간결한 건반이 찰랑이는 하이햇 과의 산뜻한 터치로 맞물리면서 포근하면서 서정적인 느낌을 극대화 시켜준다<BR>음침하면서 스산한 느낌이 묻어나는 샘플에 베이스와 심벌이 고동치듯 흐르는 Dreamers 가 지나고 나면 역시 묘령의 여인이 등장해 주술적인 분위기로 Day를 반복적으로 읊조리는데 보이스가 드럼과 피아노 사운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영묘한 느낌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다소 무거운 비트에 가벼운 소스의 배합은 향후 전개될 이후 트랙들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게 한다<BR><BR>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진 알란파슨스 프로젝트 의 올드 앤 와이즈를 샘플로 사용한 Everywhere에서는 추억을 자극하는 애절한 보이스와 멜로디가 브레이크 비트와 맞물려 색다르게 다가온다. 이어지는 Her에서는 무심하게 노래하는 목소리가 샘플링 되어, 부드러움과 무거움이 동시에 묻어나는 비트와 우수에 찬 멜로디로 팻존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을 십분 보여주고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의 스네어가 패턴에 따라 조합된 Far Away, 단순하게 루핑된 멜로디와 변화적인 비트가 이색적인 Torn Again 으로 트랙은 계속 이어진다. <BR><BR>황량함이 묻어나는 플롯과 이질적인 느낌의 베이스가 융화된 Mystery God에서는 상반된 코드진행과 소스운용으로 천부적인 그의 비트본능을 감지할 수 있는데 이어지는 Synopsis 에서도 마찬가지로 로맨틱한 선율과 묵직한 베이스킥 으로 무거움과 가벼움이 공존하게 되는데 본음반의 타이틀인 Lightweight Heavy 라는 단어를 실감케 하는 비범한 재주를 보여주고 있다<BR>앨범에서 가장 재지한 느낌이 묻어나는 You Are 에서는 다소 밝은 비트와 어두운 보컬샘플이 조합되어 매우 이질적인 감흥을 주는데 중간 중간 잠깐씩 박자를 바꾸는 점이 특이할만하다 <BR><BR>칠아웃 튠의 샘플링 된 어쿠스틱 기타가 온몸을 휘감는 Body Language를 지나면 또 하나의 로맨틱트랙으로 채색된 Beyond Love 로 음악은 이어진다. 스탠다드 한 느낌의 피아노건반이 투명하게 빛나며 감성을 자극하는데 아마도 존은 연인과의 로맨스 장면을 떠올리며 이곡을 쓰지 않았나하는 예상을 해본다.<BR>숨 쉴틈 없이 이어진 Space Man과 Point a 2 b에서는 이전트랙과는 다른 다소 실험적인 면이 느껴지는데 빠르게 이어지며 스피디하게 진행하는 피아노 선율위로 그의 일렉트로닉에 대한 새로운 탐구정신이 엿보이는, 그냥 지나쳐서는 않될 트랙들이다.<BR><BR>Point a 2 b를 마지막으로 Lightweight Heavy 는 46분 32초의 긴 여정을 마치고 있다<BR>앨범명 그대로 팻존 은 이 음반 에서 가벼움과 진정성(무거움)을 분리된 채로 보여주려 한 게 아니라 이질적인 두요소를 하나로 융화시켜 두요소중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 하나의 독특한 감수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BR><BR>팻존이 2002년 스웨덴의 한 웹진과 가진 인터뷰의 일부를 소개하며 본 해설지를 마치려한다. 그의 음악에 대한 하나의 의미 있는 힌트가 되리라 생각한다. <BR><BR>Q: Maurice Galactica, 'the Ample Soul Physician'으로 들려준 음악들, 그리고 Five Deez의 트랙들의 차이는 무엇인가? <BR><BR>Jon: 어느 프로젝트를 하건 ... 예컨대 Maurice Galactica 나 Five Deez, Ample Soul Physician 같은 서로 다른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한다고 할지라도... 그건 그냥 모두 나의 음악이다. 그 어떤 누구와 어떤 것도 관련되어 있지 않다. 그것은 내가 만들고 싶고, 듣고 싶고, 하고 싶었던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Five Deez 프로젝트의 경우, 난 그냥 그룹의 일부였을 뿐이다. 난 그저 많은 음악을 만들어야 했다. 난 음악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룹의 나머지 멤버들이 음악을 선택했는데, 왜냐하면 난 객관적인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Wave Motion과 같은 앨범을 만들 때난 그냥 레이블이 하라는대로 했다. '그래, 난 이 곡이 좋고, 저 곡도 좋네. 아냐, 그것은 별로인데, 다른 곡을 더 갖고 있나?'. 그래서 난 당시에 누군가 원하는 것을 비스무리하게 주조하는 사람 같았다. 따라서 지적한 앨범들은 모두 별개의 레코드들이고, 상이한 상황에서 만들어졌다. 그것이 바로 차이이다. 모리스 갈락티카 앨범이 가장 자유로웠다. <BR><BR>Q: 당신의 솔로음반들을 듣다보면, 나로선 그것들이 마치 그것을 단지 듣는 것만으론 끝나지 않을 것처럼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 음악들이 당신으로 하여금 뭔가 다른 것을 하게끔 영감을 줄 것 같은데, 예를 들자면 그 음악에 라임 (rhyme) 을 더한다든지 아니면 스케치를 한다든지 같은 것 말이다. 당신의 음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BR><BR>Jon: 나도 동의한다. 내 음악은 사고 활성화의 역할을 한다. 내 음악을 들으면서 생각을 해도 되고, 설거지를 해도 되며, 또 다른 무언가를 해도 괜찮다. 음악은 항상 거기 존재하지만, 그냥 단순히 음악만 홀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은 상호작용을 필요로 한다. 음악은 인간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더불어 당신이 음악에 맞춰 무엇을 하든 간에, 그것이 음악을 완성하는 것이다. 만약 사람들이 내 음악에 맞춰 랩을 하건, 몇 개의 복사 tape을 만들건, 그 어떤 것을 하든지 말이다. 그건 멋진 일이고, 그게 바로 내 음악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그것은 출시된 상품이고, 그것을 가지고 하고 싶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게 그 음악을 완성하는 것이다. <BR><BR>Q: 한 명의 청자로서, 당신의 음악에 대해, 특히 Mush 레이블에서 발표한 Wave Motion 앨범에 대해 말하자면, 어떤 1990년대 초반의 느낌을 갖고 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는가?<BR><BR>Jon: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 비트들 속에 어떤 남겨진 노스탤지어가 있을 수도 있는데 ... 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만약 그게 그렇게 들린다면, 그렇겠지 라고 생각한다. <BR><BR>Q: 샘플을 사용함에 있어서 법적 제약 때문에 분쟁에 휩쓸린 적은 없는가?<BR><BR>Jon: 없다. 난 한 2년전쯤 부터 샘플을 직접 가져오는 것을 중단했다.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없다. 나는 음악과 소리를 샘플링 하지만, 더 이상 그것을 루프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그런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은데, 만약 그렇더라도, 이건 힙합 음악이다. 어떤 결과가 초래되더라도 난 책임질 것이다. <BR><BR>Q: 하지만 여전히 샘플 기반이지 않은가, 아니면 마구 뒤섞는?<BR><BR>Jon: 더 이상 내 비밀을 누설할 수는 없다. (웃음) 하지만 뒤섞음 역시 일종의 절제된 표현이다. 나는 실제 연주를 음악에 포함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힙합의 모든 것은, 사실 더럽기 때문이다. 힙합은 더러운 예술이다. 만약 사운드가 깨끗하다면 괜찮을 수 있지만, 사실 힙합은 깨끗함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것이 힙합과 다른 음악을 분리하는 지점이다. 그래서 때때로 실제 연주가 포함되기도 하고, 음반에선 그렇게 들려지고, 나 역시 그렇게 만들려고 한다. 내가 음악을 엉망으로 만들 때가, 또는 음악을 엉망으로 만들기 위해 샘플 비중을 높일 때가 있을 것이다. 거기엔 수많은 다른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루핑한 것처럼 들리게 만드는 것을 원한다. 사실은 루핑하지 않았지만. 하지만 나는 그렇게 들리길 원하는데, 그게 바로 힙합이기 때문이다. 힙합은 그렇게 들려지도록 되어 있다. 물론 그렇다면 당신은 그래서 90년대 초기 사운드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비트를 처음 만들게 되었을 당시 난 올드스쿨 비-보이였다. </P>
1. Talk To Me
2. Dreamers
3. Day
4. Everywhere
5. Her
6. Far Away
7. Torn Again
8. Mystery God
9. Synopsis
10. You Are
11. Body Language
12. Beyond Love
13. Space MaN
14. Point a2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