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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바나, 사운드가든과 함께 시애틀 얼터너티브 록의 대표그룹으로 손꼽히던 그룹,
전세계 1,700만장의 앨범판매를 기록했던, 앨리스 인 체인스!
새 보컬과 함께 발표한 14년만의 정규 앨범 [Black Gives Way To Blue]
시애틀 그런지의 우울한 톤과 헤비메탈의 강력한 리듬감과 그루브를 겸비했던 이들의 사운드의 특색은 결코 사라지거나 누그러지지 않았다.
특히 현재 모던 록 차트에서 순항하고 있는 싱글 ‘Check My Brain’과 이보다 먼저 뮤직비디오로 공개되어 화제를 모은 첫 싱글 ‘A Looking In View’는 앨리스 인 체인스 고유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는 매력적인 트랙들이다.
밴드의 트레이드마크인 메인 보컬과 서브 보컬의 콤비네이션 역시 제리 칸트렐와 윌리엄 듀발의 궁합으로 충실히 구현해내고 있다.
한층 더 무겁고 어두우며 강렬해진 사운드의 ‘Check My Brain’, ‘A Looking In View’과 고(故) 레인 스탠리에게 바치는 타이틀 트랙 ‘Black Gives Way To Blue’은 필청 트랙!!!
90년대 시애틀 사운드의 번영을 이끌었던 앨리스 인 체인스(Alice In Chains),
그들이 새 보컬과 함께 발표한 14년만의 새 정규앨범 「Black Gives Way to Blue」
록 밴드에서 보컬리스트가 때로는 ‘프론트 맨(front-man)’, 또는 ‘프론트 우먼’ 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이유는 단지 그(또는 그녀)가 밴드의 맨 앞자리에 서서 자신의 목소리로 밴드의 노래 멜로디를 전달하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 비록 기타리스트나 밴드의 작곡을 책임지는 다른 특정 멤버가 밴드를 리드하면서 보컬을 자주 교체하면서도 그럭저럭 잘 버티는 밴드들도 있지만, 대중적으로 큰 지명도를 확보한 대부분의 록 밴드들에서 메인 보컬리스트는 (데뷔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더라도) 해가 갈수록 그 팀의 음악적 정체성을 어느 순간 규정해버린다. 그 목소리의 공백이 생긴다면 밴드의 존립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제임스 헤트필드(James Hatfield)가 노래하지 않는 메탈리카(Metallica), 또는 보노(Bono)가 노래하지 않는 유투(U2)가 신보를 낸다면 과연 당신은 그 음반에 쉽게 정이 갈 수 있을까? 대중이 이미 과거의 보컬리스트에 길들여졌기 때문에, 새로운 보컬리스트가 자신만의 능력으로 다시 밴드의 개성을 재정립하거나 팬들에게 과거의 향수를 느끼지 않게 만들어주어야만 밴드는 결성 후 최고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물론 몇몇 록 씬의 거물 밴드가 이런 역경을 매우 슬기롭게 극복하고 밴드의 장수(長壽)를 이끌어낸 사례도 있긴 하다. 본 스콧(Bon Scott)의 죽음 후에 브라이언 존슨(Brian Johnson)을 영입한 후, 오히려 더 대박 행진을 기록하고 지금까지 팔팔한 에이씨 디씨(AC/DC), 현재는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데이빗 리 로스(David Lee Roth)를 내쫓은 후 새미 해거(Sammy Hagar)와 조인트해 10여년 계속 메가 히트 앨범을 만들어낸 밴 헤일런(Van Halen)같은 팀도 존재하니까. 그러나 폴 로저스(Paul Rodgers)라는 거물 보컬과 조인트하고도 결국 팬들에게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향수만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는 퀸(Queen)의 경우에서 보듯, 적합하지 못한 새 보컬리스트의 기용은 오히려 밴드의 과거 명성에 금이 가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지난 2002년 헤로인 중독의 여파로 사망한 레인 스탤리(Lane Staley)를 대신해 새 보컬리스트인 윌리엄 듀발(William Duvall)을 영입하고 14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는 앨리스 인 체인스(Alice In Chains)의 운명은 과연 어찌 될까? 레인의 보컬이 밴드의 연주와 함께 어둡고 주술적인 밴드의 사운드를 책임지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그들의 음악을 좋아했던 팬들 대부분이 생각할 것이기에, 마치 마이클 허친스(Michael Hutchince)의 빈자리를 새 보컬로 채우고도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이넥세스(INXS)의 상황처럼 될까 개인적으로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의 신보「Black Gives Way to Blue」는 이러한 근심과 우려를 의외로 쉽게 잠재울 수 있는 음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밴드로서는 14년이라는 긴 공백이었지만, 이 음반 속에 담긴 곡들은 두말할 나위 없이 ‘앨리스 인 체인스 다운’ 음악이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1990년대 시애틀 그런지(Grunge)의 4대 밴드로 불렸으나, 그들 스스로는 ‘헤비메탈(Heavy Metal)’ 밴드이기를 원했던 이 개성 만점 록 밴드의 화려한 복귀의 서막을 본 느낌이었던 것이다.
메탈 팬들과 얼터너티브 팬들을 아우른 90년대 록의 대표자 앨리스 인 체인스의 음악 여정
앨리스 인 체인스라는 밴드의 결성은 일단 레인 스탤리와 훗날 밴드의 또 한 명의 음악적 리더가 된 기타리스트 제리 칸트렐(Jerry Cantrell)과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공교롭게도 레인이 제리를 리허설 스튜디오 룸메이트로서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이미 자신이 이끄는 스피드 글램 메탈 밴드 앨리스 앤 체인즈(Alice N' Chainz)로 활동 중이었다. 하지만 이 밴드는 곧 해산했다. 이후 레인이 어느 펑크(Funk) 프로젝트 밴드에 가입하면서 제리에게 기타리스트 역할을 해 줄 것을 부탁하자, 그는 수락 조건으로 당시 그가 활동하던 밴드인 다이아몬드 라이(Diamond Lie, 베이시스트 마이크 스타(Mike Star)와 드러머 션 키니(Sean Kinney)도 이미 이 밴드에 있었음)에 레인이 가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결국 레인의 프로젝트가 해체하자, 자연스럽게 그는 제리의 밴드에 가입했고, 이 밴드가 결국 레인의 옛 밴드의 이름을 약간 변형한 ‘앨리스 인 체인스’로 개명하면서 우리가 아는 밴드의 원형이 완성되었다.
이후 이들은 시애틀 로컬 씬에서 활동하면서 그들의 공연을 관람했던 지역 프로모터의 도움으로 ‘The Treehouse Tapes’라는 데모 테이프를 제작했는데, 이 테이프가 사운드가든(Soundgarden)의 매니저였던 켈리 커티스(Kelly Curtis)와 수잔 실버(Susan Silver)의 도움으로 콜럼비아(Columbia) 레이블에 전달되면서 1989년 마침내 정식 음반 계약을 이루게 되었다. 다음 해인 1990년에는 이들의 첫 EP「We Die Young」이 발표되었는데, 타이틀 트랙이 헤비메탈 방송국에서 히트를 거두면서 밴드의 이름을 전국적으로 처음 알렸고, 이를 발판삼아 그들의 정식 데뷔앨범 작업은 순조롭게 이뤄져 같은 해 8월에 1집「Facelift」가 재빨리 공개되었다. 데모 테이프 시절부터 이들의 이름을 지역에서 알렸던 대표적 싱글 <Man In The Box>의 뮤직비디오는 앨범 발매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MTV의 헤비 로테이션 리스트에 들었고, 그 후 6주 만에 이 앨범은 4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추가로 거두면서 ‘얼터너티브 록 트렌드의 확립에 기여한 음반’이라는 평단의 호의적 시선을 얻었다.
일단 대중적 히트의 기반을 확보한 밴드는 이후 스튜디오로 돌아가 다음 앨범을 위한 데모를 녹음하기 시작했는데, 작업 중 드러머인 션의 제안으로 어투스틱 연주로 된 곡들을 녹음한 것이 의외로 좋은 결과물을 낳자 그 중 5곡을 EP「Sap」(1992)으로 담아 먼저 발표했다. 이 EP 역시 골드 레코드를 기록하면서 히트를 거뒀는데, 작곡에 사운드가든의 크리스 코넬(Chris Cornell) 등이 특별히 참여하면서 시애틀 그런지 씬의 돈독한 유대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카메론 크로우(Cameron Crowe) 감독의 영화 ‘싱글즈(Singles)’에서 클럽에서 연주하는 밴드로 직접 출연하고 싱글 <Would?>까지 OST에 수록하면서 너바나(Nirvana)와 펄 잼(Pearl Jam), 사운드 가든의 뒤를 이어 당당히 시애틀 씬의 대표적 록 밴드로 확고한 이미지 확립을 이뤘다. 물론 이러한 성공에 화룡점정을 이룬 작품은 그들의 정규 2집「Dirt」였다. 이 앨범은 발매 후 빌보드 앨범 차트 6위까지 상승했고, 전작보다 좀 더 어두운 분위기를 머금은 싱글들 - <Rooster>, <Them Bones>, <Down In A Hole> 등 - 은 꾸준히 록 트랙 차트 상위권을 장식하며 밴드의 인기도를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그 후 이들은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오프닝으로, 그리고 1993년에는 롤라팔루자(Lollapalooza) 콘서트의 헤드라이너로 활발한 투어를 벌였다. 비록 오지와의 투어 중에 베이시스트 마크 스타가 개인 사정으로 탈퇴하긴 했지만, 그 자리를 당시 오지 오스본 밴드의 베이시스트였던 마이크 아이네즈(Mike Inez)가 채우면서 밴드는 꾸준히 투어를 지속할 수 있었다. 1993년에 이어진 세계 투어까지 마친 후, 밴드는 조용히 스튜디오에 어쿠스틱 악기만을 갖고 들어가 몇 일간 계획 없는 잼 세션을 통해 곡을 만들어보는 기회를 가졌다. 원래 이 세션은 음반으로 계획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 결과가 너무나 훌륭해 역시 EP로 발매되었는데,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Jar of Flies」(1993)였다. 싱글 <No Excuses>까지 빌보드 메인스트림 록 차트 1위를 거머쥐면서 밴드의 전성기는 꾸준히 이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 EP 발매 이후 레인이 다시 헤로인 중독에 빠지게 되자, 그들은 예정된 투어를 취소하면서까지 그가 재활 기간을 갖는 동안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1년 정도를 허비한 후, 레인이 그런지 씬의 슈퍼 프로젝트 팀 매드 시즌(Mad Season)의 앨범 참여를 마친 후인 1995년 4월부터 밴드는 새 앨범 작업에 들어갔고, 이렇게 해서 그 해 11월에 정규 3집「Alice In Chains」(다리가 3개인 개의 사진이 커버로 담겨 화제를 모았다)가 발매되었다. 조금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앨범은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올랐고, 싱글 <Grind>와 <Again>, <Heaven Beside You> 등이 히트하면서 팬들의 그들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밴드는 3년만에 MTV 언플러그드 무대에 서서 그들의 짜임새 있는 어쿠스틱 연주의 매력을 선보였지만, 불행히도 이 공연이 레인 스탤리의 전국 방송망에서의 마지막 무대로 기록되었다. 실제 그의 헤로인 중독은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었고, 결국 1996년에 가진 몇 번의 공연 이후 밴드는 스탤리의 건강 악화로 인해 결국 해체도 아닌 ‘활동 중단’이라는 애매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이후 제리의 솔로 앨범「Boggy Depot」(1998)와 레인을 간신히 불러내 녹음한 신곡 2곡을 담은 3장짜리 박스 세트「Music Bank」(1999)와 이를 바탕으로 완성한 두 장의 히트곡 모음집 앨범 외에 이들의 대외적 활동은 전무했다.
그 후 10년간의 투병 끝에 결국 약물 중독을 이기지 못한 레인 스탤리는 2002년 4월 1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고, 사람들은 이것으로 앨리스 인 체인스의 역사는 끝이 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밴드의 또 한 명의 리더였던 제리는 자신의 솔로 2집「Degradation Trip」(2002)를 그를 위해 헌정한 후, 3년간의 침묵의 시간을 가진 끝에 남은 멤버들과 함께 시애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 쓰나미 희생자들을 위한 자선 공연에 서면서 밴드의 부활의 서막을 알렸다. 그 무대에서는 여러 객원 보컬이 레인의 자리를 채웠는데, 그 중 당시 컴즈 위드 더 펄즈(Comes With The Falls)의 보컬이면서 제리와 친분을 쌓고 있었던 윌리엄 듀발(William DuVall)은 그 때 이후 아예 밴드와 함께 재결합 투어의 보컬로서 활동했다. 이로 인해 그의 앨리스 인 체인스의 가입은 거의 기정사실로 팬들에게 받아들여졌다. 그 후 2008년 9월부터 밴드가 스튜디오에서 신곡 작업에 돌입했음이 확인되었고, 마침내 1년간의 기다림 끝에 그들의 네 번째 정규 앨범이 우리 곁에 그 실체를 드러냈다.
14년의 공백에도 밴드의 음악적 핵심을 지켜낸 놀라운 신보 「Black Gives Way to Blue」
아무리 보컬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이 14년 활동 당시 그대로라고 해도, 그리고 라이브 실력을 통해 검증 받은 새 보컬리스트를 대동한 작업이라고 해도, 앨리스 인 체인스의 신보를 기다린 팬들의 마음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을 것이다. 과연 10여 년이 넘는 공백 속에서 앨범의 사운드가 어떻게 완성될 것인지, 그리고 윌리엄의 목소리가 신곡들에서도 밴드 고유의 분위기를 유지시켜줄 것인가에 대해 그들의 공연을 직접 보지 않았던 음악 팬들의 입장에선 쉽게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그런 걱정은 이 앨범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접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나 그런지의 우울한 톤과 헤비메탈의 강력한 리듬감과 그루브를 겸비했던 이들의 사운드의 특색은 결코 사라지거나 누그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윌리엄의 보컬이 과연 레인의 주술적 카리스마를 100% 커버하는가에 대해 듣는 이들마다 이견이 있겠으나, 그가 밴드 음악 속에 담겨있었던 블루지한 메탈의 느낌을 더 강하게 끌어내고 앨리스 인 체인스의 음악에 어느 정도 최적화된 보컬을 선사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선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솔직히 흑인 보컬리스트가 이런 느낌의 창법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다.)
푸 파이터스(Foo Fighters)의 리더 데이브 그롤(Dave Grohl)의 소개로 만난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 닉 라스쿨리넥즈(Nick Raskulinecz)조차도 밴드 멤버들이 데모 음원을 들려줬을 때 너무나 맘에 들어 흔쾌히 참여를 수락했을 정도로 수록곡들의 완성도는 레인의 보컬의 존재 여부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매우 뛰어나다. 특히 현재 모던 록 차트에서 순항하고 있는 싱글 <Check My Brain>과 이보다 먼저 뮤직비디오로 공개되어 화제를 모은 첫 싱글 <A Looking In View>는 앨리스 인 체인스 고유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는 매력적인 트랙들이다. 밴드의 트레이드마크인 메인 보컬과 서브 보컬의 콤비네이션 역시 제리와 윌리엄의 궁합으로 충실히 구현해내고 있다.
게다가 첫 트랙 <All Secret Known>, 그리고 이들의 초기 트랙들이 연상되는 <Take Her Out>이나 <Lessons Learned>에서의 윌리엄의 보컬은 마치 레인의 ‘환생’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밴드 특유의 주술적 마력을 전임 못지않게 보컬을 통해 선보이고 있으니, 이 정도면 새 보컬의 가입에 대해 불만이 있는 팬들도 충분히 수긍할 만한 매력을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하지만 윌리엄이 자신이 가진 고유의 보이스의 개성을 밴드를 위해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Last of My Kind>에서의 헤비메탈식 샤우팅, 그리고 <Acid Bubble>에서의 끈끈하지만 특유의 음색으로 밴드의 기존 사운드 위에 색다른 토핑을 얻는 보컬은 그가 밴드에서 안정된 1/4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앨범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미덕은 앨리스 인 체인스 특유의 우울한 어쿠스틱 사운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슬로우 트랙들이 적절하게 앨범의 템포를 조절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어쿠스틱 기타를 가미한 슬로우 그런지 록 <Your Decision>과 철저히 어쿠스틱 기타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중반부에 제리의 수려한 기타 솔로로 임팩트를 주는 <When The Sun Rose Again>은 두 장의 EP 앨범 속에서의 이들의 추억이 다시 되살아나게 만들어준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이 레인 스탤리에게 바치는 의미의 타이틀 트랙 <Black Gives Way to Blue>는 게스트로 엘튼 존(Elton John)의 피아노 연주를 추가해 기존 이들의 발라드와 다른 이채로움을 이뤄냈는데, 떠나간 친구에게 바치는 그들의 송가(Anthem)는 그 어느 때보다 애절한 멜랑콜리를 선사하고 있다.
이번 앨범을 발표하면서 제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우리가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그 결과가 예전에 만들었던 작품들에 음악적으로 미치지 못했다면 우리는 이 음악들을 묻어버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이 음반이 밴드의 카탈로그에 긍정적으로 추가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시겠지만, 그 대답은 ‘yes’입니다. 우리는 모든 역량을 쏟았고, 결국 우리들의 기대를 넘어서는 음반을 만들었습니다.” 이 말에 긍정을 할 것인지는 오직 청자의 판단에 달려있겠으나, 분명히 이번 앨범을 통해 앨리스 인 체인스는 10여 년간 닫힌 ‘뮤직박스’를 열고 다시 세상에 나왔고 그 결과는 정말 기대 이상이라고 개인적으로는 말하고 싶다. 바로 이 앨범부터 앨리스 인 체인스의 또 다른 역사는 멋지게 시작한 것이니까.
2009. 9 글/ 김성환 (Music Journalist – 뮤직 매거진 ‘Hot Tracks’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