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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러워진 댄스 록 세계로의 초대!
평단이 주목한 올해 최고의 앨범 [Total Life Forever]
전작 [Antidotes] 보다 선율감 넘치며, 리드미컬해지고 펑키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Foals의 완벽한 앨범 [Total Life Forever]
빠른 드럼 비트와 긴장감 있는 구성이 흥미로운 ‘The Orient’
마치 라디오헤드를 연상시키는 멜랑콜리함 ‘Spanish Sahara’
모던 록의 가지에 일렉트로팝의 줄기를 접붙인듯한 청량감과 트렌디함이 드러나는 ‘2 Trees’외 한층 멋스러워진 색다름, 신선함을 만끽 가능한 소프모어 앨범!
‘기념비적인……’ The Telegraph ★★★★
‘독창적이면서도 황홀하고 흥분되게 하는 완벽한 걸작’ The Fly ★★★★★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듯한’ The Independent ★★★★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두드러짐’ The Guardian ★★★★
멋스러워진 댄스 록 세계로의 초대!
엇비슷한 생김새의 음악이 세상을 지배하고 차트를 점령하는 때다. 세계 음악 시장의 중심이라 할 미국과 영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주류 음악계는 댄스음악 판이 된 지 오래다. 단순성과 경쾌함을 주 무기로 청취자들의 귀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 일련의 스타일은 다수의 지지를 얻으며 다른 양식에는 좀처럼 권력을 넘겨주지 않을 것처럼 당당하게 대중음악계를 군림하는 중이다. 빌보드 차트나 BBC 차트, 국내의 유명 음악 순위 프로그램을 보면 수긍하다 못해 뼈저리게 실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그러한 천편일률적인 모양의 음악에 싫증을 느끼는 몇몇 사람은 자연스럽게 색다른 모양새를 띤 것을 갈구하게 된다. 같은 일렉트로니카, 댄스음악이라 하더라도 유순한 소리를 내는 곡을 찾아보기도 하고 어쿠스틱 질감의 차분한 음악이라든가 인디 록 쪽 등에 관심을 두기도 한다. 많은 이가 요즘 유행하는 노래에 워낙에 물리고 질린 탓에 타 장르는 갑작스러운 반대급부를 얻는 셈이다.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해 탐색과 물색을 거듭해도 맘에 드는 음악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포올스(Foals)’를 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영국 옥스퍼드 출신으로 드러머 잭 베번(Jack Bevan),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을 담당하는 야니스 필리파키스(Yannis Philippakis), 베이시스트 월터 거버스(Walter Gervers)와 기타리스트 지미 스미스(Jimmy Smith), 키보드 연주자 에드윈 컨그리브(Edwin Congreave)로 구성된 이들의 음악은 록을 근간으로 하지만 다방면으로 장르적 접근을 시도해 다채로운 재미를 안길 것이다. 어떤 곡에서는 드럼 앤 베이스, 다른 어디에선가는 스카, 뉴 웨이브 등을 덧대 신선한 댄스 록 사운드를 나타낸다. 여러 스타일이 가미된 포올스의 음악이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들에게 흡족한 대안이 될 수 있을 듯하다.
현재의 포올스를 있게 한 인물은 초창기 보컬리스트였던 앤드류 미어스(Andrew Mears)였다. 프로그레시브 록, 포스트 록 밴드인 유스무비스(Youthmovies)의 리드 보컬로 있던 그는 포올스에서도 같은 위치를 고수하며 기타와 노래 파트를 담당했다. 하지만, 2006년 4월에 출시한 데뷔 싱글 ‘Try This On Your Piano/Look At My Furrows Of Worry’ 이후 유스무비스의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탈퇴를 선언한다. 당시에는 오보에를 연주하던 애나 리틀(Anna Little)이라는 멤버도 있었으나 그 역시 얼마 안 되어 그룹을 떠났다.
페이스 미츠 그릴(Face Meets Grill)이라는 옥스퍼드 로컬 밴드로 활동했던 지미 스미스와 월터 거버스, 그리고 에드윈 컨그리브만 남은 상황에서 잭 베번과 야니스 필리파키스가 빈자리를 채우게 된다. 이 둘은 원래 실험적인 록 음악의 일환인 매스 록(math rock)을 지향하는 에드먼드 피츠제럴드(The Edmund Fitzgerald)라는 밴드를 결성해서 활동 중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에 심각한 음악보다는 즐겁고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로 2005년에 해체했다. 남은 사람과 들어갈 이의 지향이 다행히 맞아떨어져서 다섯 멤버는 새로운 마음으로 의기투합했다.
그렇게 한 차례의 구성원 교체 과정이 있고 나서 포올스는 2007년 여름 정규 앨범 작업에 착수한다. 티브이 온 더 라디오(TV On The Radio)의 데이브 시텍(Dave Sitek)을 프로듀서로 초빙해 제작했으나 그의 감독하에 나온 음악을 멤버들은 마뜩잖게 여겼다. 마치 그랜드캐니언에서 녹음한 것 같다며 시텍의 결과물을 거절했고 결국에는 멤버들끼리 다시 믹스해서 완성했다. 누구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겠지만, 댄스 록을 골조로 2008년 봄에 공개한 처녀작 [Antidotes]는 적당한 몽롱함을 앞세워 록 마니아들을 사로잡았다. 발매 첫 주에 판매량 2만 5천 장을 넘기며 순조로운 출항을 보였으며, 《드라운드 인 사운드(Drowned In Sound)》에서는 10점 만점에 9점, 《올뮤직(Allmusic)》에서는 별점 다섯 개 만점에 네 개, 《긱와이즈닷컴(Gigwise.com)》에서는 다섯 개 만점에 네 개 반의 별점을 받으면서 음악 매체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2007년 12월부터 공개된 네 편의 싱글들 ‘Balloons’, ‘Cassius’, ‘Red Socks Pugie’, ‘Olympic Airways’ 또한 대중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로부터 2년 뒤에 발표하는 두 번째 앨범 [Total Life Forever]는 전작에 감동한 청취자들의 감흥을 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도 포올스의 팬임을 자처하는 이들이 꽤 되는지라 그들의 반가움 역시 클 듯하다. 그룹의 공식 두 번째 싱글 ‘Hummer’가 일렉트로니카 컴필레이션 앨범인 [Kitsune Maison Vol.4]에 수록되어 우리나라에 소개된 적이 있으나 정식 앨범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아직 포올스의 음악을 접하지 못한 음악팬들에게는 좋은 첫 만남의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특유의 흐릿한 기운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으나 이번에는 전작보다 선율감 넘치며, 리드미컬해지고 펑키해진 모습을 대면할 수 있을 것 같다. 앨범 타이틀과 동명인 ‘Total Life Forever’에서는 펑크(funk) 음악을 연상시키는 경쾌한 기타 리프와 멤버들의 제창으로 산뜻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부피가 느껴지는 노래를 들려준다. 1분이 넘는 잔잔함을 뚫고 나오는 굴곡 있는 베이스 연주, 신시사이저 소리가 즐거움을 안기는 첫 곡 ‘Blue Blood’, 빠른 드럼 비트와 긴장감 있는 구성이 흥미로운 ‘This Orient’, 모던 록의 가지에 일렉트로팝의 줄기를 접붙이기한 것처럼 청량함과 트렌디한 멋이 동시에 드러나는 ‘2 Trees’, 1980년대를 환기하는 신스팝과 박력 있는 록 비트를 오가는 ‘After Glow’ 등은 데뷔 앨범보다 업그레이드한 편곡, 세련미를 감지할 노래들이다.
그룹의 또 다른 특징이라 할 너른 공간감과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곡들도 당연히 구비되어 있다. 이번 앨범의 리드 싱글인 ‘Spanish Sahara’는 4분 넘게 고요하게 흐르면서 감상만을 유도한다. 다른 악기들이 일제히 등장하면서 흥을 돋우긴 해도 댄서블한 느낌보다는 편안히 들을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Fugue’는 삽입곡 격의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1분이 채 안 되는 시간에서 압축된 앰비언트적 접근을 읽을 수 있으며, ‘Alabaster’는 전체적인 악기와 코러스의 배열을 음향 장치 삼아 아득한 기운을 펼쳐 보인다.
[Antidotes]와는 살짝 달라진 모습을 내고 있으나 평단의 평가는 여전히 이들에게 후하다. 이번 앨범에 대해 《뮤직옴(MusicOMH)》은 별점 다섯 개 만점에 네 개 반을 주었으며 《가디언지(The Guardian)》는 네 개, 영국 음악 월간지 《플라이(The Fly)》는 다섯 개 만점을 주었을 정도다. 음악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했음을 넌지시 일러 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2008년에 영국 음악잡지 NME에서 선정한 ‘쿨한 뮤지션 50명’ 리스트에 야니스 필리파키스가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쿨한 음악을 뽑는 리스트가 있다면 이제는 포올스의 음악이 그 명단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소포모어 음반 [Total Life Forever]는 메인스트림에서 활보하는 음악과는 확실히 비교되는 이들만의 독창적인 모양과 특징이 존재한다. 더불어 그룹의 음악적 양분이 되는 록과 댄스 중 어느 한 쪽으로 이상하게 치우치지 않는 적당한 어울림이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한층 멋스러워진 색다름, 신선함을 만끽 가능하다. - 한동윤 (www.iz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