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키 토모히토의 일렉트릭 베이스, 그리고 가지와라 준의 일렉트릭 기타의 솔로 배틀이 불을 뿜으며 여기에 혼다 마사토의 속사포처럼 아찔한 알토와 테너 색소폰이 가세하는 에너지 넘치는 곡 ‘Parallelogram’가 앨범의 문을 열면, 일렉트릭과 어쿠스틱 악기가 하모니를 이루며 퓨전 사운드의 매력을 만끽하게 해주는 대곡 ‘A Distancia’가 이어진다. 카도마츠 토시키가 작곡한 서구적인 느낌의 ‘K2’에서는 혼다 마사토의 알토 색소폰이 리드하는 가운데 중반부에 아오키 토모히토의 펑키(funky)한 베이스 라인이 빛을 발하고 있으며, 다시 소프라노 색소폰을 집어든 혼다 마사토는 ‘Feel At Ease’를 통해 부드럽고 달콤한 J-퓨전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처럼 발라드 곡으로 잠시 숨을 고른 뒤 이어지는 ‘...And You?’는 싱글로 히트했던 곡이며, 익숙한 맘보 리듬을 템포감 있게 구성해 삽입한 ‘Techno Mambo’와 전자 목관 악기의 일종인 EWI의 독특한 사운드를 가미한 실험적인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Digi-Shake’ 등의 속도감
있는 곡들이 이어진다.
앨범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감성적이며 팝적인 멜로디를 들을 수 있는 발라드 넘버 ‘アマヌサの海’에는 작곡자인 카도마츠 토시키가 공동 프로듀서로는 물론 어쿠스틱 기타와 키보드, 컴퓨터 프로그래밍까지 하며 자신의 색깔을 불어넣고 있다. 노랫말을 붙이면 훌륭한 어덜트 컨템퍼러리 넘버가 될 수도 있는 곡으로 혼다 마사토의 로맨틱한 소프라노 색소폰이 빛난다.
이어 다시 색소폰과 기타, 베이스, 드럼, 오르간에 트럼펫과 트롬본까지 가세하며 앨범 전체를 통틀어 가장 다채로운 전개를 보이는 ‘Stop! The Funk’, 카도마츠의 곡을 리메이크 한 ‘I Can Give You My Love’에 이어 가지와라 준의 기타, 그리고 시노야 사토루의 어쿠스틱 피아노가 신선한 느낌을 주는 ‘Tomorrow Is Another Day’로 음반은 매조지된다. 각각의 곡들이 뿜어내는 향기도 좋지만 전체적으로 물흐르듯 넘어가는 음반의 구성도 훌륭하다. 혼다 마사토는 인터뷰 당시 자신이 천재이기 보다는 악기를 가지고 노는 것, 즉 연주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곧, 음악 하는 것을 즐긴다는 얘기다. 팝과 퓨전 재즈의 만남을 훌륭하게 이뤄낸 이 음반은
바로 혼다 마사토가 얘기한 음악 하는 즐거움이 그대로 배어나오고 있는 작품이다.
1. Parallelogram
2. A Distancia
3. K2
4. Feel At Ease
5. …And You?
6. Techno Mambo
7. Digi-Shake
8. アマヌサの海 (The Sea Of Amanusa)
9. Stop!The Funk
10. I Can Give You My Love
11. Tomorrow is Another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