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국 음악의 발견, Post Rock Movement의 새로운 걸음 잠비나이의 Self Titled 데뷔 EP
국악전공자인 동시에 개별적인 대중음악가로서 활동하며, 일반적인 전통음악 연주자들로서 가지기 힘든 이력들을 새겨온 이들은 포스트 락의 자유로움을 기반으로 하여 거문고와 딜레이 페달, 피리와 기타와 해금과 루프 스테이션, 이외에도 수많은 동서양 악기들이 이질적으로 맞부딪혀 이루어지는 음악을 만들어 낸다. 2010년 초 상상마당 레이블 마켓 공연을 통해 데뷔한 이후 이들의 라이브를 본 많은 이들은 하나같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얻어내었다. 곡당 10분에 육박하는 긴 호흡 동안 관객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아들의 음악은 한가지 단어나 심상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감정을 청자에게 전달한다.
약 5개월간의 작업을 거쳐 태어난 본 EP는 이미 한국 인디음악에서 중요한 위치의 음반들 (바세린, 할로우 잰, 49몰핀스, 아폴로 18, 노브레인, 럭스)등의 작업을 함께해온 엔지니어 조상현과의 긴말한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진행되었다. 전통악기를 주로 사용하는 아티스트와 헤비 뮤직을 중심으로 활동한 레코딩 엔지니어의 만남은 일면 부자연스러운 모양새를 탄생시킬 수도 있었겠지만, 이들이 공통으로 추구한 감성의 스펙트럼이 일치하였기에 오히려 서로에게 자극제로 작용하였고 그 시너지 효과가 120% 발현된 앨범으로 본 작을 탄생시켰다.
한국의 전통음악인 국악은 그간 여러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을 통해 여러 번 세계화 혹은 현대화의 과정을 거쳐왔다. 그러나 그간 많은 이들의 행보가 외국곡을 국악기로 연주하는 것이라던가 국악기라는 전통적 이미지에 편승한 결과물들을 양산해 내는 경유 또한 많았다. 태생적으로 국악연주자로 출발하였지만, 국악의 테두리 바깥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실험해오던 이들이 모인 잠비나이가 더욱 독특해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국악이라는 테두리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자유롭고 진보적일 수 있는 이들의 행보는 아이러니하게도 국악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경외감을 많은 이들에게 전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들을 더욱 주목하여야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락 음악의 흐름 중 하나인 Post Rock Movement의 중심에 자리할 수 있는 유니크한 ‘한국밴드’의 기대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