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들과 록 음악 '노매드'의 데뷔앨범 [Be Mad, No Mad]
발랄함과 트렌디함, 재담들이 뜨고 지는 음악 씬의 반대편에는 소박한 꿈을 간직한 채 열심히 드럼이나 기타, 색소폰을 배우러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꿈은 작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뭐니뭐니해도 무대에 섰으면 일단 달려야 하는 사람들. 그런 ‘일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록 음악은 여전히 삶 속에서 귀에 꽂는 배경음악을 넘어 그 자체로 희망일지 모른다.
“우리 인생의 소중한 순간순간들의 잔상들이 느껴지는 음악이었으면 합니다.” 밴드의 소박한 희망처럼 노매드(NOMAD)의 데뷔 앨범에서는 음악 너머의 삶과 생활의 정서들이 느껴진다. 90년대의 록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스트레이트하고 모던한 리듬, 소박한 목소리와 코러스로 얹어진 가사들은 요즘 앨범들 속에서 따뜻하고 솔직한 느낌으로 빛을 내고 있다.
마치 도심에서 일하며 하루를 보낸 주인공이 저녁에 무대나 합주실을 찾아 누가 듣지 않아도 시원하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장면들. 생활의 고단함과 아직 오지 않은 꿈, 그 사이에 놓인 스트레이트한 기타 연주. 앨범 ‘Be Mad, No Mad’에는 그런 것들이 담겨있다.
고단함과 희망 사이의 반짝이는 순간
보컬 지노에 의해 쓰여진 가사들은 한 명의 주인공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도시에서 살아가고 자신감을 잃기도 하지만, 퇴근 후 만날 지도 모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금요일 저녁의 즐거움이 있다. 우리를 닮은 주인공이 퇴근 후 부를 것 같은 노래들이다.
앨범은 ‘달려 인생이야’ ‘너만 있으면 돼’ 같은 따라 부르기 쉬운 희망적인 코러스의 곡들로 시작해 ‘눈물’이나 ‘The Song’과 같은 차분한 템포의 곡들이 위로를 건넨다. ‘Friday’의 금요일 저녁부터 ‘깊은 밤이야’, ‘Star’처럼 야경의 느낌을 내는 곡들까지. 마치 도시를 풍경으로 하루 동안의 감정을 표현하는 느낌이다.
마치 우리가 1년에 한 번 있는 ‘직장인 밴드’의 공연이 열리고 있는 클럽에 우연히 들렀고, 무대 위의 밴드가 전업 뮤지션 저리 가라하는 폭발하는 무대매너와 열정을 보여주는 그런 장면. 그토록 많은 영화들이 매력적인 소재로 다루어 온 고단함과 희망 사이의 순간을 노매드의 앨범 ‘Be Mad, No Mad’가 자신의 이야기로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