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로로스의 멤버, 하제인의 솔로 프로젝트, 피카의 첫 번째 EP [Pika’s Metamorphosis]
피카 (PIKA)
피카는 밴드 로로스에서 첼로와 건반을 맡았던 여자 멤버 하제인의 솔로 프로젝트이다. 그녀는 2007년부터 솔로와 로로스의 멤버로 공연과 음반 활동을 병행해왔고 거리음악을 다큐로 담은 영상 작업물 <라비아쇼 / La Via Show>에도 참여했다.
로로스가 멤버들의 군입대로 휴지기를 가진 후 본격적인 데뷔작 구상에 들어간 그녀는 2010년 9월, 4곡의 신곡을 담은 EP를 공개하게 되었다. 피카라는 이름은 그녀가 사랑하는 작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동화 캐릭터에서 따왔다. 일렉트로니카를 기본으로 하지만 동화처럼 순수하고 따스한 감성을 잊지 않는 그녀의 음악과도 닮아있다.
피카의 변신: Pika's Metamorphosis
피카의 데뷔 EP 앨명 명 <Pika's Metamorphosis>는 그녀가 좋아하는 소설인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변신(The Metamorphosis)>과도 연결이 되고 2007년부터 시작된 자신의 솔로 작업물의 ‘변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첫 곡은 앨범의 타이틀 곡인 ‘Dandelion’이다. 천천히 바람에 날리는 민들레 꽃잎이 하늘에 누워 있는 자유로운 존재처럼 느껴진다는 내용이다. EP 중 가장 오래된 곡으로 그녀의 애착이 듬뿍 담겨있어서 그런지 몽환적인 멜로디에 피카의 저음이 매력적이다. 인간처럼 따스한 마음을 지닌 로봇에 대한 ‘Robot Dreams’와 쿠바출신의 예술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elix Gonzales-Torres)의 작품인 <완벽한 연인(Perfect Lovers, Untitled)>(1991)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곡 ‘Furi Kuri’가 경쾌하게 흐른다. 우주, 병 속의 쪽지, 별 등의 메타포를 통해 이어지는 러브스토리 ‘Space Note’는 동화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얼마 전 로로스의 리믹스 앨범 <Reconstruction Of Loro's: Remix Work Of PrototypeF>을 출시하기도 했고 피카의 이번 EP에도 프로듀서/엔지니어로 작업한 프로토타입F의 ‘Furi Kuri’ 리믹스 버전과 히든 트랙의 낭만적인 여운을 마지막으로 인사를 건넨다.
피카의 데뷔 EP는 미니멀한 곡 구성 위에 판타지적인 스토리와 따스한 감성을 함께 녹여 놓아 대중적이고 친근한 느낌도 잊지 않는다. 그간 기타 기반의 포크 여성싱어송라이터가 주였던 시장에 일렉트로니카 여성 싱어의 새로운 등장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