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napshot of the horizon
샌프란시스코의 햇살을 머금은 청춘의 초상, 걸스(Girls)만의 클래식 송
낙제생과 똘아이의 만남, Girls
종교집단에서의 불행한 과거사를 지닌 보컬리스트 크리스토퍼 오웬(Christopher Owens)과 상사가 너바나(Nirvana)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회사를 때려 친 프로듀서 쳇 화이트(Chat JR White)의 오묘한 만남. 이들은 간이식당 어스름한 형광등 불빛 아래서 일하고 취하기를 반복하며 2년에 걸쳐 1집 <Album>을 써 내렸고 이 앨범은 어쩌다 보니 빌보드 상위권에 랭크되고 올해의 앨범으로 간택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다. 곧 이 홈리스들은 전세계 투어 길에도 오르게 된다.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월드투어의 세 번째 공연에서 그들은 곧 새로운 EP를 내놓을 것이라 말했다. 우리의 음악을 함께 들어주어 고맙다는 덧붙임과 함께.
Broken Dreams Club
<Broken Dreams Club>은 팬을 비롯해, 그들을 응원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정앨범이기도 하다. (크레딧에는 모든 팬과 조력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전작의 성공으로 레코딩에 필요한 장비와 고급 뮤지션들을 고용할 수 있었던 덕분에 1집의 로우파이함에 비해 사운드가 월등히 좋아졌다. 오웬의 개인적인 가사와 향수와 낭만이 서린 멜로디가 존재하지만 한층 여유 있는 사운드의 변모는 앞으로 그들의 음악적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앨범 발매 전 싱글로 공개되어 많은 관심을 받은 (자칭)‘벨앤세바스찬’풍의 곡 ‘Heartbreaker’, 달콤한 포크송 ‘The Oh So Protective One’, 6분여의 소닉 어드벤처 'Carolina' 등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의 시간을 지나 에벌리 브라더스(Everly Brothers)와 두-왑의 시간으로까지. 오웬의 싹둑 자른 머리칼만큼이나 의미심장하다. 그 결과 우리는 고작 6곡이 든 EP를 작년의 베스트 앨범 리스트에서 또 발견할 수 있었다.
“다음 앨범을 위해 80곡 정도 써놓았어요. 길거리를 지나다 흥얼거리는 멜로디들을 잊지 않고 녹음을 해놓죠. 그런 곡들이 가진 클래식 송의 잠재력을 믿거든요.”
최근 인터뷰에서도 클래식 송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던 오웬의 행보를 주목 보자. 항간에는 R&B 곡도 썼고 비욘세가 불러주면 엄청 멋질 것 같다고 했다나 뭐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