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용 CD로 미개봉 상태.
현 음악계의 어려운 상황은 신인가수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꿈에 부푼 가수지망생들이 한걸음 채 내딛기도 전에 묻혀지기가 일상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최근 1집을 발표한 고유비 역시 소속사 문제로 인해서 둥지를 옮기고 타이틀곡을 바꾸는 등의 난관에 부딪힌 후에야 <Autumn and Winter>를 겨우 대중 앞에 내 놓을 수 있었던 뉴 페이스이다.
고유비는 SBS 드라마 <천년지애>의 O.S.T에서 '수호천사'로 안방극장에 먼저 진입했다. 그는 언뜻 들으면 여성의 목소리처럼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운 미성과 남성적인 강한 진성을 아우르는 넓은 목소리 스펙트럼의 소유자. 이 덕분에 농염한 음악성을 가진 록발라드의 기수로 데뷔 초부터 좋은 평가를 일궈낼 수 있었다.
타이틀 '꼭 기억해'가 그러한 고유비의 음악을 정확히 대변해준다. 감성적 록발라드로 그의 매력이 듬뿍 담겨 있는 곡은 대미를 장식하는 강한 샤우트를 통해 시원한 보컬에 목말라 있던 대중들에게 음악적 샤워를 선물하고 있다.
리메이크 곡을 두 곡이나 싣고 있는 것도 본 앨범이 지닌 또 다른 특색. 이를 통해 대중의 관심 끌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고유비는 벗님들의 '사랑의 슬픔', 조하문의 '이 밤을 다시 한 번'을 유연하게 소화하며 듣는 이에게 익숙한 그림을 그려주고 있다.
그러나 리메이크 두 곡과 모던 록 'It's sad my life'를 제외하고는 비슷비슷한 록발라드로 일관하고 있어 아쉽다. 점점 식상해지는 음악 스타일이 앨범 전체의 퀄리티를 저하하고 있는 것. 신인이라는 이유로 이미지 규정에 너무 힘을 쏟은 때문인지 그가 가진 가능성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고유비는 상당히 좋은 보컬 역량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Autumn And Winter>은 흔들리는 음악계에서도 나름의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가요계에서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굳히기 위해서는 일보 전진을 위한 부단한 경주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