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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상징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록 기타리스트
기타 히어로 슬래시와 얼터 브릿지(Alter Bridge)의 보컬
마일스 케네디(Myles Kennedy)가 이룩해낸 올해 가장 뜨거운 하드록 세션
한 손에는 잭 다니엘,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깁슨(Gibson) 레스 폴 기타를 손에 쥔 사내 슬래쉬(Slash)는 그야말로 하나의 아이콘에 다름 아니었다. 그리고 이는 여전히 8, 90년대 록 기타리스트의 어떤 상징처럼 남겨져 있다. 수많은 명 밴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헐리우드 락워크(Hollywood Rockwalk) 전당에 자신의 핸드프린팅을 아로새겨낸 그는 높은 모자와 장발의 곱슬머리를 여전히 고수한 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밴드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 이하 GNR)의 마스코트같은 존재로써 여전히 자각되어지고 있다.
모든 곡들에 게스트가 배치됐던 2010년도 첫 정규작 [Slash]의 경우 아마 슬래쉬 혼자서 만들었다면 분명 전혀 다른 소리로 완성되었을 것이다. 지금 당신이 들고있는 본 작은 횟수로는 두 번째 솔로 작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데뷔작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른 여느 게스트 없이 스스로 완수해낸 본 작은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에서든 혹은 그렇지 않든 간에 슬래쉬의 센스가 100% 발휘되어 있다고 할만했다. 전작에서 [Back from Cali], [Starlight]를 녹음했고 이후 슬래쉬의 월드투어에서 보컬로 함께해온 얼터 브릿지(Alter Bridge) 출신의 마일스 케네디가 전곡 보컬로 참여하고 있는 작품이다. 슬래쉬의 투어에서 함께해온 베이시스트 토드 컨즈(Todd Kerns)와 드러머 브렌트 핏츠(Brent Fitz)가 본 작의 레코딩에 임했는데, 이 투어 멤버들과 맨 처음 합주했을 당시 마치 태생적인 화학작용 같은 것을 느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백 밴드는 컨스피레이터즈(The Conspirators)라 명명된다. 역시 전작에서 함께해온 프로듀서 에릭 발렌타인(Eric Valentine) 또한 마찬가지로 참여하고 있다.
메인스트림에서는 간만에 보는 남자냄새 나는 하드록이다. 슬래쉬만이 가능한 원초적 그루브와 강렬한 디스토션, 그리고 파워풀한 피킹이 스피커를 관통해낸다. 어느정도 신축성은 있지만 결코 빈틈 따위는 없었다. 거두절미하고 최근 발매작들 중에선 단연 록적인 쾌감에 가장 근접한 작품이라 할만하다. 때문에 새로운 것에 강박이 있는 이들에겐 다른 의미에서 충격을 줄 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강렬한, 시대를 초월한 해방감으로 흘러 넘치는 정직한 하드록의 귀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