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시대의 재즈 아이콘!
팻 메시니, 30년만에 색소폰-기타 쿼텟으로 돌아오다!!
Pat Metheny 《Unity Band》
듀이 레드맨, 마이클 브레커 이후 무려 30년 만에 처음으로 색소폰-기타 쿼텟을 결성!
명실상부한 당대 최고의 테너 색소포니스트 크리스 포터, 지난 10년동안 팻 메시니의 프로젝트에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전천후 드러머 안토니오 산체스, 2009년 몽크 컴페티션 우승자인 젊은 감각의 신예 베이시스트 벤 윌리암스의 탄탄한 라인업으로 그의 음악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다.
멜로디의 유려함을 결코 잃지 않고도 현대 재즈의 어법을 가공할 경지로 표현해내는 그의 새로운 재즈 유닛!
Produced by Pat Metheny
All Compositions by Pat Metheny
Published by Pat-Meth Music (BMI)
Pat Metheny: Electric and Acoustic Guitars, Guitar Synth, Orchestrionics*
Chris Potter: Tenor Sax, Bass Clarinet, Soprano Sax
Ben Williams: Acoustic Bass
Antonio Sanchez: Drums
■ Pat Metheny - Unity Band
[Unity Band] 앨범은 펫 메써니가 그룹 외 활동 중 즉흥연주가 전체 진행의 축이 되는 재즈 콤보밴드군에 속한다. 사이드맨 또는 게스트로서 그는 소니 롤린스, 지미 히쓰를 비롯 데이브 리브맨, 케니 개럿, 게이리 토마스, 조수아 레드맨, 데이비드 산체스, 도날드 해리슨 등 다수의 색소포니스트와 공연 또는 앨범작업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개인 활동 중에서 가장 인색했던 편성이 '혼 섹션이 포함된 즉흥연주 중심의 콤보'였다. 이 앨범은 개인리더 앨범으로서 [Song X] 이후 약 26년만이지만, 오넷 콜맨 한 사람에 집중된 컨셉성이 강한 작품임을 감안한다면 [Unity Band] 앨범과 강한 연관성을 지닌 편성으로는 [80/81] 앨범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1980년 5월 26일에서 29일까지 노르웨이 오슬로에 소재한 Talent Studio에서 펫 메써니, 찰리 헤이던, 잭 디조넷과 테너 색소폰으로 마이클 브레커, 듀이 레드맨으로 구성된 멤버의 연주는 주관적인 견해이기는 하지만 내게는 재즈사의 일대 사건이었다. 멜로디와 리듬기타를 오버더빙하는 등 스튜디오 녹음의 이점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라이브 보다 뜨거웠으며, 특히 두 개의 파트로 이루어진 첫 번째 CD의 오프닝인 20분 46초의 대곡 'Two Folk Song'은 테마 이후 오픈 솔로의 즉흥연주로 코드 제약에서 자유로운데 전율과 감동이 함께 전해져 오는 트랙이다. 드라마틱하게 라인을 쌓아가며 극단의 고음으로 치닫고 분열되는 음들이 온 신경을 자극하는 마이클 브레커의 솔로, 프레이즈 한 조각, 한 조각을 붙이면 마치 작곡한 듯 들려오는 지극히 서정적인 챨리 헤이든과 펫 메씨니의 연주, 만들어 내는 모든 비트가 멜로디인 양 모든 순간 즉흥성을 띄는 잭 디죠넷의 드럼은 재즈사에서도 유례를 보기 힘든 궁극의 즉흥연주였다.
'Unity'는 펫 메써니의 데뷔앨범 [Bright Size Life]에 수록된 연합교회(Unity Church)의 세계본부가 있는 Unity Village를 지칭하며, 그의 고향 미주리는 유니티 빌리지의 본산이기도 하다. 자신을 제외한 가족이 연주했던 유니티 빌리지 밴드와 Unity라는 단어 자체가 내포한 인종, 문화를 넘어선 화합에까지 의미를 확장하고 있으며, 펫 메써니의 사회적 관심과 휴머니즘, 음악관, 가족사, 추억 등 등이 모두 포함된 다의적 표현이 되겠다.
멤버는 테너 색소폰에 크리스 포터, 드럼에 안토니오 산체스, 베이스가 벤 윌리엄스이다. 비교가 되는 [80/81] 앨범에서 펫 메써니가 아직 만 26세도 되지 않았던 청년이고, 최연소자로서 리더의 위치에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가 최고령자이다. 면면을 보면 출중한 음악성과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고도의 테크닉을 지닌 70년대 이후 태생의 뮤지션들인데, PMG 레귤러 멤버인 안토니오 산체스를 제외하면 펫 메써니와는 직접적인 교류가 없었다.
하지만, 펫 메써니가 브레드 멜다우와 함께 연주를 하지 않고도 충분히 감동하여 그와 함께 레코딩 제의를 했던 예와 같이 그가 크리스 포터에 대한 감상이나 크리스찬 멕브라이드의 소개로 알게 된 벤 윌리엄스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 앨범을 위해 펫 메써니는 9곡을 모두 새롭게 작곡하였는데, 형식이나, 진행방식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그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오프닝 'New Year'의 인트로는 펫 메써니의 어커스틱 기타 솔로로 시작된다. 인트로만으로는 [미주리 스카이]에서의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풍경이 떠오르며, 기타가 리듬파트로 빠지고 테너색소폰이 전면으로 나서면서, 애잔한 마이너풍의 낭랑한 흐름으로 분위기가 바뀐다. 펫 메써니의 즉흥연주는 몇 마디로 나뉘는지 혹은 여기 코드가 어떠한지 잊어버릴 만큼 새로운 형태의 곡으로 노래하는 양 아름답게 꾸며나가며, 이어지는 크리스 포터의 솔로는 패턴은 느껴지지만 곡을 생각하고 마음이 움직인 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멜로딕한 연주이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출발이다.
두 번째 'Roofdogs'는 관악기 느낌으로 울부짖듯 나아가는 신쎄사이즈 기타와 탄탄한 구성미를 보이면서도 상승하는 하이노트로 긴박감과 흥분을 선사하는 소프라노 색소폰, 둔탁하고 무거워지면서 기형적인 비트를 삽입하는 드럼, 아웃사이드한 연주에 대응하여 카운터멜로디로 분주하게 반응하는 베이스 등 섹션을 포함하여 긴 작편곡 사이에서도 즉흥에 있어서는 몰입하여 드라마틱한 상황을 이끌어낸다.
베이스 클라리넷과 피카소 기타가 몽환적이고 신비한 도입부를 장식하는 세 번째 'Come and See'는, 테마로 들어가서는 일렉트릭 기타와 테너색소폰으로 각자 악기를 전환한다. 펫 메써니의 솔로는 그의 기타 트리오에서 자주 접하는 점묘화 같이 잘게 부수어지며, 단선율 위주의 섬세하고 달콤한 멜로디가 계속 이어지며 1코러스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프레이즈 되는 기막힌 플레이가 이어진다. 테크닉 자체만으로는 어쩌면 모든 시대를 통틀어 최고봉에 속할지도 모를 크리스 포터이지만, 첨예한 아이디어와 지나친 긴박감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끔씩 거부감을 지니기도 했었는데, 당사자에게는 조금 미안한 표현이 될지 모르겠으나, 마이클 브레커의 재래라 일컬어도 무방할 정도로 구성력과 안정감, 테크닉이 일체가 된 솔로가 3번째 트랙에서 꽃을 피운다.
정제된 아름다움과 무거움의 조화가 적절히 안배된 네 번째 트랙 'The Belongs to You', 컨트리 포크 풍의 다섯 번째 트랙 'Leaving Town', 중간템포로 포스트밥의 In & Out의 흐름이 멋지게 조화되는 여섯 번째 트랙 'Interval Waltz', 그리고 현대음악과 유사한 전위적인 초반부와 PGM의 그룹사운드와 합체한 형식의 중반부 오케스트리온과의 협주로 전작 [Orchestrion]의 영감을 더욱 발전시킨 'Signals(Orchestrion Sketch)', 발라드에서 들끓는 감정을 짜릿하게 분출하는 크리스 포터의 솔로가 인상적인 여덟 번째 트랙 'Then and Now', 업템포에 격렬하고 폭발적인 연주로 멤버 전원의 탁월한 기량과 연주능력을 유감없이 과시하는 마지막 트랙 'Breakdealer'로 숨가쁘게 이어진다.
의미 없는 음악을 하고자하는 뮤지션은 세상에 단 한 명도 없겠지만, 뚜렷한 진행과 결과를 보이고, 그 뮤지션의 진화하는 흔적을 나타내며, 자신의 구축한 세계를 확고히 보여주는 의미라 한다면 그 범위는 매우 좁은 범위로 까지 축소될 것이다.
보통 뮤지션들은 평생 음악을 하면서 몇 번쯤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게 되고, 어떤 작품이 그 시점임을 유추해 볼 수가 있다. 가령, 마일스 데이비스나 존 콜트레인의 경우 그들의 행보 자체가 재즈 역사의 터닝 포인트였다. 반면, 유사한 편성을 취하거나 대상을 정해두고 있으면서도 매 작품이 개인적인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가 있다면 펫 메써니라 할 수 있을 터이다. 그만큼, 그가 하는 모든 음악적 행위에는 의미가 있다.
특이하지는 않지만, [Unity Band]는 앙상블 연주 자체로만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가공하며 또한 무척 아름답기까지 한 작품이다. - 김제홍(음악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