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에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 하지만 항상 들어온 듯한 친근함, 편안함.

현실 같지 않은 현실과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비현실을 넘나드는 동화속 이야기를 경험 하는 듯한 뮤지션 박지원의 앨범 [The Rabbit 더 래빗]에는 7개의 짧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가사한줄 없는 연주곡만으로 만들어 졌지만 그만의 멜로디감각, 터치에서 전해지는 느낌은 토끼로서의 삶이 어떠한 것 인지를 느끼고 공감하는데 조금의 어려움도 허용치 않는다. 어쿠스틱기타와 일렉트릭기타, 베이스, 우리에겐 생소한 랩스틸 까지 4가지 각기 다른 기타를 사용한 과장되거나 꾸며지지 않은 솔직한 그의 연주, 사운드 에는 들으면 들을수록 배가되는 깊은 감성이 있다. 또한 빈티지 사운드에 모던한 연주를 보여주는 드러머 홍성근의 개성 있는 플레이는 앨범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켜준다.

더 래빗을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는 역시 앨범 아트이다.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의 작은 액정만으로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 에게는 미안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조각가 박지열의 섬세하고 리드믹컬한 터치는 음악속 토끼의 모습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뒷면의 나무숲, 현실과 비현실을 연결해주는 토끼굴, 이 그림 위에다 글씨를 써야만하고 바코드를 찍어야만 한다는 현실은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을 남긴다.

1. Another day
2. Rabbit hole
3. First sight
4. The Rabbit
5. Since then
6. Have it coming
7. Moving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