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는 발성기관 그리고 시의 육성과 함께 하는 소리벽지 성기완 솔로앨범 [ㄹ] Sonicwallpaper4poetrybook kiwan sung.
시인 성기완이 새 시집을 펴내면서 동시에 새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지난 시집 [당신의 텍스트]와 [당신의 노래] 쌍에 이어 두 번째다. 성기완이 펼쳐 보이는 여러 레이어의 작업 가운데 가장 성기완다운 매칭이라 할 수 있는 시집-앨범의 쌍이다. 그의 세 번째 솔로 앨범 [ㄹ]은 세 번째 시집 [ㄹ]과 한 쌍을 이룬다. 이번 시집은 일종의 ‘사운드 아트’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ㄹ]
sonicwallpaper4poetrybook
소리벽지
성기완은 이번 앨범 [ㄹ]의 부제로 ‘시집을위한소리벽지 sonicwallpaper4poetrybook’이라는 형식을 제시한다. 음악은 일종의 벽지다.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기보다는 음악에 둘러싸여 있다. 소리는 한 공간의 공간성을 설정한다. 소리는 소리 안에 ‘들어있는’ 나의 안온한 존재감을 일깨우는 과정을 통해 나와 함께한다.
벽지는 아무 것도 아니다. 도배를 아트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성기완은 담담하게 소리의 그러한 공간감, 존재감을 깨우치고 받아들인다. 아트 한답시고 길길이 뛰는 사람들의 노출증과 성기완의 실험은 그 지점에서도 선을 긋는다. 벽지는 패턴이다. 반복이다. 그것은 끝없는 후렴이다. 그래서 ‘ㄹ’이다. 사랑이다. 벽지는 사랑하는 우리를 말없는 패턴의 영원성 속에서 바라본다.
[ㄹ], 사용하기
_이 음반은 시집 [ㄹ]을 위한 ‘소리벽지sonicwallpaper’입니다.
_이 CD를 동봉된, 또는 따로 구하신 시집 [ㄹ]과 함께 들으세요. 물론 시집과 상관없이 들어도 됩니다.
_CD 없이 시집만 읽는 것도 물론 괜찮습니다.
성기완은 앨범 크레딧을 보면 솔로 앨범의 사용법이 적혀 있다. 한 번 이대로 이 소리벽지를 사용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