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을 넘나드는 스토리텔링의 미학
“라마가 아니라 롸마입니다”
2005년 데뷔앨범<전형적인>을 낸 후, 힙합뮤직 전반에 걸쳐 꾸준히 활동 해온 래퍼 RAMA(롸마). 2012년 겨울, 7주연속 싱글발매 프로젝트 <시련의 7번승부>로 부활의 신호탄을 터뜨린 그는 2013년 1월 총 13곡의 음악이 담긴 4년만의 앨범<죄송합니다>를 선보인다.
국내 최초로 랩 믹스테입을 발표하여 한국에서 선풍적인 ‘믹스테이프 붐’을 일으킨 그는, 개화산크루의 일원으로 <정당한 선택> 앨범에 참여, 7인의 래퍼집단‘칠린스테고(7人St-Ego)’를 결성해 앨범을 발표하는 등 매 번의 행보마다 새로운 시도로 큰 화제를 모아 왔었다.
긴 공백기를 가졌던 그가 드디어 새로운 음악과 함께 돌아왔다. 그것도 혼자가 아닌 두 명의 여성멤버와 함께. RAMA가 만든 프로젝트그룹 ‘The RAMA’ (롸마와 제4금융). 그들은 이번 앨범 <죄송합니다>를 통해 롸마가 가진 독특한 세계관을 전 세계에 살고 있는 개개인들에게 전하는 것이 목표로 한다.
RAMA의 이전 앨범들은 냉철한 이성으로 사회전반을 고발하며 풍자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The RAMA 의<죄송합니다>는 그 시스템 속에 가려진 소중한 존재들 즉, 우리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 하나하나를 노래하는 것이다. 일상적인 장면들은 좀 더 치밀해진 스토리 텔링과 여전히 재치있는 롸마의 필력으로 더 이상 일상적이지 않은 독특한 음악으로 완성되었다. 두 여자멤버의 코러스와 나레이션, 곳곳에 숨어있는 연기 또한 음악을 감상하는 데 있어 또 다른 재미요소가 되어 준다. 새로운 음악적 시도도 눈 여겨 볼만 하다. 칩튠 사운드, 서도민요, 일본어 랩, 올드 스쿨힙합 등 폭넓은 장르와 소재를 활용한 음악들은 악곡 하나하나의 개성을 살리며 풍부한 ‘들을거리’를 선사한다. 8비트 게임의 사운드를 빌려오는가 하면 담백한 피아노 곡조로 테마를 이끌어 가기도 한다.
오랜 공백을 깨고 개개인의 삶을 노래하며 돌아온 롸마, 그 섬세하고도 고백적인 그의 편지와 같은 음악들을 이제 우리도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