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 Jooho Group
이들의 음악을 무엇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상투적일지도 모르겠지만 ‘Fusion’이란 단어 외에는 적합한 말을 찾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어느 하나로 꼬집을 수 없는 여러 배경이 뒤섞여 또 다른 음악이 된 ‘Fusion’말이다.
이 팀의 Fusion적인 특징은 팀 구성원들의 음악적 배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록을 하며 기타를 시작한 신주호와 재즈를 공부했던 김지윤이 군악대에서 만나면서 팀의 구상을 하게 된다. 이들의 시작이 록이나 재즈라고 해서 단순히 록-재즈 퓨전으로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 이후에 이들은 가요나 CF 음악에서도 활동을 하고 더 나아가 브라스 밴드 음악에도 관심을 가지며 음악적인 폭을 넓혀가고 있었다. 그리고 신주호의 미국 유학으로 자신들의 음악적 색깔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정통 재즈인가, 록인가, 훵크인가, 더 나아가 내 음악은 어느 나라의 음악인가. 수많은 정체성의 고민 끝에 이들은 자신들의 다양한 배경이 섞인 자신들만의 음악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러한 그들의 음악적 특징은 첫 곡인 Immigrant에서부터 잘 드러난다. 록 매니아라면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Led Zeppelin 의 유명한 Immigrant Song의 리프를 절묘하게 비틀며 시작하는 이 곡은 록에만 머물지 않고 훵크로, 재즈적인 블루스로 음악적인 색깔을 변화시켜 간다. 이어지는 곡들도 역시 마찬가지인데 지미 헨드릭스나 제프 벡 등을 연상시키는 록의 이디엄이 모달 재즈적인 진행에 절묘하게 녹아드는가 하면 스탠다드 재즈 같은 접근과 훵크나 블루스적인 접근이 공존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신주호의 기타에서 스캇 핸더슨이나 마이클 랜도우 같은 연주자를 연상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이 앨범의 마스터링은 마이클 랜도우의 앨범을 마스터링 했던 사람이다.) 그렇지만 이 앨범에서 그는 결코 이들과는 같지 않은 자신만의 독특한 작법과 플레이를 보여준다. 모달적인 접근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는 신주호의 말처럼 이 앨범은 현대적이면서 세련된 연주로 가득하다. 결국 다시 ‘Fusion’이라는 말을 붙이며 이들 음악에 대한 설명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강렬하고 현대적인 연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들의 음악이 진정 큰 만족을 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