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alokiteśvara 觀世音菩薩
21세기 아이들의 싸이키델릭 대중매체를 상징하는 ‘Television’과 가볍게 날아다니는 ‘Butterfly’를 조합한 밴드명으로 2009년 출발한 텔레플라이는 2011년 데뷔앨범 [Ultimate Psychedelic]을 발표했다.
60년대 블루스록, 싸이키델릭 그리고 2000년대 댄스플로어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혼재된 [Ultimate Psychedelic]은 “다음뮤직 이달의 앨범”에 선정되었고, 네이버 온스테이지와 EBS 스페이스 공감 등에 출연하였다. [Ultimate Psychedelic]은 일본에도 소개되었고, 2012년 일본 클럽 투어를 다녀오기도 했다.
강력한 리듬섹션을 신뢰하며 그 위로 자유롭게 춤추는 기타의 앙상블은 텔레플라이만의 매력이다. 라이브클럽에서 페스티벌 무대까지 다양한 경험을 한 텔레플라이는 3인조 록밴드에서 가능한 최고의 에너지를 뽑아내기 위해 스스로에게 집중했고, EP [Avalokiteśvara]를 그 결과물로 내놓았다.
데뷔앨범 [Ultimate Psychedelic] 이후 텔레플라이는 3인조 록 밴드로서의 본질에 대해 고민했다. 밴드로서 텔레플라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자신만의 사운드와 그루브, 밴드의 호흡에 집중했다. 그 결과 블루스록의 요소가 강화되었고, 70년대 하드록의 영향도 스며들었다.
싸이키델릭은 텔레플라이가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의 중심에 굳건하게 서 있었다. 대신 1집에서 시도했던 하우스는 한 켠으로 미루게 되었다. 군입대로 인한 멤버 교체도 있었다. 김인후(보컬/기타), 이재혁(베이스/코러스), 오형석(드럼/코러스), 현재의 라인업이 구성된 이후 신곡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곧 라이브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 오버더빙을 배제한 편곡은 라이브에서 더욱 효과적이었고, 각 파트의 연주가 치열하게 싸우듯 전개되곤 했다. 그리고 故 고우영 만화가님이 ‘삼국지’, “초한지”, ‘서유기” 등에서 보여주셨던 해학과 익살, 영춘권 등은 텔레플라이의 상상력에 자양분이 되었다.
지금 발표하는 [Avalokiteśvara] EP는 단 한 번의 시간을 잡기 위해 연습실 천정에 땀이 맺힐 때까지 서로를 몰아붙였던 결과물이다. 텔레플라이는 6,70년대 블루스록과 싸이키델릭을 좋아하는 21세기 아이들이고 3인조 록밴드이다.
[Avalokiteśvara] EP는 여기에서부터 출발했다. 주변의 눈치 보지 않고 지금 밴드가 가장 흥미로워하는 순간을 잡아보자, 세밀한 디테일 보다는 거칠고 과감하게 표현해보자 했다. 우선 1년 여의 라이브를 통해 만들어진 곡들의 데모를 떴다.
그 중에서 현재 밴드의 합으로 가장 에너지를 내고 있는 5곡을 골랐다. 그리고 EP를 관통하는 주제와 사운드의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산스크리트어로 ‘관세음보살’을 의미하는 ‘Avalokiteśvara’가 EP를 하나로 묶는 타이틀로 제시되었다. 원테이크 합주 녹음은 이미 전제된 방식이었다. 메트로놈 필요 없이 서로 눈을 맞추며 라이브의 느낌을 낼 수 있는 방식이 텔레플라이에게 어울린다는 판단이었고, 그러한 녹음이 가능한 스튜디오를 컨택했다.
녹음은 이틀 동안 석기시대 스튜디오에서 진행했고, 보컬 녹음은 레이블 작업실에서 추가로 진행했다. 오케이 테이크의 기준은 간단명료했다. 가장 기분이 나는 것. 중간중간 미스터치가 있어도 상관없었다. 함께 연주하고 있는 순간의 기분에 집중했다. 믹싱은 하드록에 일가견이 있는 몰 스튜디오의 조상현 엔지니어와 함께 했다. 텔레플라이의 요구는 두 가지, “최대한 거칠고, 드럼을 크게 해주세요”였다.
마스터링은 애니멀 컬렉티브, 와쉬드 아웃, 더티 프로젝터스 등 미국 인디록의 마스터링을 주로 했던 뉴욕의 JLM 스튜디오에 의뢰하였다. 텔레플라이의 [Avalokiteśvara] EP는 내년으로 예정된 정규 2집의 전초전에 가깝다. 아직 완성형이 아니어도 지금의 기분에 집중한, 텔레플라이의 현재를 충실히 담아내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