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록 밴드 아이러닉 휴 7년만의 새 앨범 For Melting Steel
새로운 출발의 열망과 새로운 소리의 열정을 담은 9곡의 노래 공개
아이러닉 휴가 새 앨범 For Melting Steel을 발표한다. 2007년 데뷔작 Into the Mirror를 공개하고 평단의 호평을 받은 것도 잠시, 소속 레이블이던 에그뮤직의 해체와 함께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불운이 밴드의 앞날을 가로막은 게 벌써 7년 전의 일이다. 그 사이 밴드의 해산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두고 진로를 고민했던 아이러닉 휴가 마침내 새로운 출발의 열망을 체화해낸 앨범 For Melting Steel을 발표하는 것이다.
아이러닉 휴의 데뷔 앨범이 어땠었는지 굳이 기억해내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전작 Into The Mirror와 신작 For Melting Steel 사이에 가로놓인 7년의 세월은 하나의 밴드가 생성하고 소멸하기까지의 과정을 거치기에도 충분할 만큼의 긴 시간이니까. 음악계는 변했고 아이러닉 휴도 변했다. For Melting Steel은 음악가 자신을 닮은 앨범이다. 수더분한 인상이지만 서늘한 감성을 지닌 생김새. For Melting Steel은 2014년의 아이러닉 휴이고, 아이러닉 휴는 이제 다시 시작할 참이다. 기대해도 좋을 새로운 음악이다. –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
아이러닉 휴의 새 앨범 For Melting Steel에는 새로운 소리에 대한 밴드의 열망을 내재한 9곡의 노래가 수록되어 있다. 지난 2012년 여름 디지털 싱글로 먼저 공개했던 “Fantasy”를 필두로, 핑크 플로이드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14분 여의 대곡 “작은 사람”까지, 지난 7년 동안 아이러닉 휴가 더디지만 신중하게 쌓아 올린 감성의 높이가 세월의 더께를 웃자랄 만큼 누적되어 있다.
앨범의 첫 곡 “Rewind”에서부터 밴드의 자신감과 확신, 색깔이 여실히 드러난다. 두 대의 기타가 만들어내는 조화와 다채로운 리듬은 여전히 아이러닉 휴라는 이름에 신뢰를 갖게 한다. 때로는 몽환적이고 때로는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 속에서 고르게 스며있는 서정은 아이러닉 휴를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7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지 않게 더 성장해 돌아왔다. – 김학선 (대중음악평론가)
아이러닉 휴의 발걸음은 느리다. 그러나 7년이나 출산을 기다려야 했던 스산한 멜랑콜리의 언어가 허공을 맴도는 순간, 그 모든 인내와 조바심은 스르르 사라지고야 만다. 언제나 그랬듯, 음표와 어휘는 가장 적절한 지점에서 결합하고 있으며, 미처 숨기지 못한 아픈 이야기들은 묵묵히 제 갈길을 찾아 흘러간다. 음반을 통해 밴드는 최상의 은유로 직설화법으로는 담아낼 수 없었던 장면들을 신랄하고 냉철하게 복기한다. – 이경준 (대중음악평론가)
오랜 공백 기간 동안 예열되었을 후련한 감정들이 일시에 터져 나온다. 무겁고 탁하다. 그리고 뜨겁다. 절망과 냉소, 그리고 힘이 동시에 느껴지는 음악이다. 당장 나가고 싶어진다. 함께 땀 흘리며 몰입하고 싶어진다. – 이민희 (대중음악평론가)
한 측면,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일면에 집중하여 말하면, 아이러닉 휴의 음악은 일렉트릭 기타 연주와 사운드를 탐색한 결과보고서에 가깝다. 문자 상 비슷한 지향으로 원류를 찾아 나선 음악인들과 달리 이들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동시대적 사운드 디자인과 리듬 실험에 동참한다. 이것이 아이러닉 휴의 상쾌한 멜랑콜리가 가능한 이유이다. - 나도원 (음악평론가)
지난 가을 ‘잔다리 페스타’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활동재개를 준비했던 아이러닉 휴는 이제 새 앨범 For Melting Steel를 공개하고 새로운 출발을 공언한다. 지난 날의 불운과 불안을 녹여낸 새로운 음악으로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과거 그들에게 주어졌던 호평과 찬사를 재확인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관객과 관심을 창출해낼 준비까지를 마치고 여기 또 다른 출발점에 선 것이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Into The Mirror 이후 새롭게 수용한 변화가 자연스럽게 감지된다. 이는 어설픈 타협이 아닌 뚝심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아이러닉 휴가 좋은 창작가이기 이전에 흥미로운 취향을 지닌 감상자들로 이루어졌음을 말해 준다. 앨범의 미덕을 고수하면서 다양한 선택권을 제시하는 특유의 방법론 역시 한층 더 위력적으로 진화했다. 후속 앨범을 손에 넣기까지 걸린 시간의 무게와 가치 있는 기록을 남기고자 노력한 진심이 헛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올해의 복귀’로 불릴 만하다. – 문정호 (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