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숀킴(Sunwoo Shawn Kim) 3번째 앨범 'Uncolored'
선우숀킴의 세 번째 앨범 'Uncolored(채색되지 않은)'은 한 인간이 사회적으로 색이 입혀지기 전과 후의 경계에 관한 사색들로 이뤄져있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과 삶에서 다양한 색을 띈 사람들과의 조우, 대비, 갈등, 조화, 섞임, 그리고 치유를 통한 성숙의 과정을 비유적인 그리고 있다. 영화연출을 전공한 그는 매 앨범마다 한 폭의 이미지, 혹은 단편적인 경험들을 추상적인 사운드 조합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구성면에서 영화적인 형식을 따르고 있다. 트랙마다 각각 주제와 소재가 있고 하나의 시퀀스의 역할을 하고 있는 동시에 전체적으로 하나의 서사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작업 당시 영향 받은 음악에 맞게 과거와 현재를 조율하고 있는 동시에, 일렉트로니카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다양한 장르와 접목을 시도하며 개인적 감정의 기록들을 담아내는 것이 그의 작업방식이다.
음악은 가사 없이 멜로디와 비트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음성(音聲)도 하나의 추상적 소리로 인식할 뿐 직접적인 의미전달의 목적은 갖지 않는다. 이는 곧 청자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주관적 해석과 감정들로 채워질 여백을 남기게 된다. 즉 화자가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청자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상호작용을 유도하려는 그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비트와 멜로디는 최소단위로 나눈 후 재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해체주의적인 성향을 띄고 있으며, 실험적인 비트에서 오는 낯선 경험들을 멜로디를 통해 융화시켜 듣는 이들의 거부감을 최소화 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경계의 무의미함과 다양한 객체들의 조화와 융합을 통해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