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의 시 <바람의 집>, 신세계프로젝트 기획음반으로 재탄생
포크밴드 신세계프로젝트가 첫 번째 음반으로 <바람의 집>을 출반 한다.
<바람의 집>은 기형도시인의 시집 <<입속의 검은 잎>>에 실린 겨울판화 연작시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시는 곧 노래다’라는 모토로 활동하는 신세계프로젝트는 시와 사람 사는 이야기들을 그동안 노래로 만들어왔다.
<바람의 집>을 통해 정상급 재즈밴드 <루나힐>과 만나면서 절제된 편곡과 내추럴한 어쿠스틱 사운드, 깨끗한 목소리와 적절히 제어된 창법으로 시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살리고자 노력하였다.
“시적 감성을 음악으로 온통 전달하기보다 듣는 이가 감성을 보태어주어야 비로소 곡이 완성되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시는 세상을 이해하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방식입니다. 물이 끓은 후 만들어지는 수증기 같은 삶의 글을 노래라는 틀에 가두게 될까 조심스럽고 겸손한 마음으로 노래했습니다.”라고 신세계프로젝트는 말한다.
기형도의 시가 매번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듯, 이 음반 또한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듯하기도 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듯, 깊은 심연에 잠기는 듯하기도 하여 들을 때마다 다른 색깔의 세계가 열리는 묘한 매력이 넘쳐난다.
이번 음반은 기형도 시인의 <바람의 집> 외에도 <엄마걱정>, <안개>, 김세경 시인의 시 <다시, 봄>, 류시화 시인이 엮은 시집 중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한글을 깨우친 어느 시어머니가 생애 처음 쓴 편지글로 만든 <며느리 전상서>, 함께하는 한의사 모임‘길벗’이 의료 활동을 하면서 쓴 글을 모아 엮은 콜라쥬 곡 <벗에게 길을 묻는다> 등 총 10곡이 수록되었다.
풍성한 멜로디와 아름다운 삶의 언어가 어울린, 근래 보기 드물게 감상할만한 좋은 음반이 나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