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만질 수 없는 것이기에, 어느 시점부터는 다들 연애에 대한 이야기 뿐이다. 상대는 실재한다. 그러나 실재는 무겁다. 언제부턴가 연인들은 연애라는 유령을 좇아다니느라 상대방을 잊어버렸다. 그리하여 사람을 지우지 못한 채로도 쉽게, 연애로 돌아오는 것이다. "내 이름은 연애"라는 타이틀은 연애라는 유령이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사용방식을 냉소하며 부르는 존재선언이다.
[(구) 방구석 뮤지션 박준하]
박준하는 스스로를 방구석 뮤지션이라 불렀다. 각종 공연과 세션, 편곡자 등의 형태로 익숙해진 뮤지션이었지만 정작 자신의 음악으로는 활동하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방 안에서 차근히 작업해온 곡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기로 마음 먹었다. 박준하가 앨범을 내기로 한 결심에는 몇 가지 사소한 이유들이 따라붙겠지만, 가장 강력한 원인이 된 것은 '처음'의 기억이었다.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 노래하고 싶은 마음에 기타를 잡았다. 그 이후 기타연주가 박준하 음악의 메인이 되었지만 마음 한 켠에 있는 노래에의 욕망 때문에 괴로웠다. 고민의 끝에서 지금까지의 음악인생과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작곡과 노래에 힘을 싣기로 했다. 그리고 '연애'라는, 자기 구원을 위해 끌어낸 음악들이 담겨있는 앨범을 내기로 결정했다.
[내 이름은 연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