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선곡표엔
‘좋아서하는밴드’의 노래가 첫 번째였음 좋겠어!
<우리가 계절이라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정규앨범을 발표했던 그들이 또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곡으로 채워진 4번째 EP를 발표했다. 좋아밴을 오래전부터 아껴온 이들은 멜로디나 편곡에서 기존의 노래들과는 다른 점들을 눈치챘을지도 모르겠다. 각 노래를 쓴 사람들의 코멘트를 읽다 보면 이번 노래들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1. 내가 첫 번째였음 좋겠어 (작사:안복진 작곡: 안복진)
"중요하고 소중하다 느끼는 너의 모든 것 중 나는 몇 번째 일까. 지속되는 관계의 영원함을 바라기엔 사랑이라는 울타리는 너무도 허술하다. 지나간 사랑을 돌아보면 난 늘 우리가 함께 있는 순간만큼은 너에게 내가 첫 번째이길 원했는지도 모른다. 난 너의 차트에 몇 번째 순위일까? 단순하지 않았던 바람은 가장 단순한 멜로디로 채워져 노래가 되었다."
2.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작사:손현 작곡:손현, 안복진)
"안면홍조증이 있는 내 모습을 가사에 담아본 곡이다. 조금만 부끄럽고 긴장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나는 세 번째 EP 수록곡 '좋아요'를 부를 때마다 얼굴이 빨개지곤 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뜬금없이 그 모습이 떠올라 이 곡을 썼다. 아마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부를 때도 얼굴이 빨개지겠지?"
3. 굿바이, 스타 (작사:조준호 작곡:조준호)
"이 곡은 밴드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첫 번째 차를 폐차장으로 보내야 했던 날 시작되었다. 언제나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노래를 만들어 왔지만 그런 메시지에만 집착하다 보면 무언가 놓치는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일부러 구체적인 설명을 피해서 가사를 써보았다. 그 빈자리엔 차를 타고 함께 달리던 기억들이 언어가 아닌 다른 것들로 채워졌다."
이번 EP는 소장가치를 느낄 수 있는 CD로도 제작된다. 음반에는 디지털로 발표되는 3곡과 더불어 작년에 발표한 싱글인 '너에게 흔들리고 있어'와 '천체사진'까지 포함해 총 5곡이 담겨있다.
좋아밴의 첫 EP 때부터 독특한 개성으로 컬렉터들을 자극해 왔던 안민진 디자이너가 이번에도 신선한 콘셉트를 선보였다. 재킷뿐 아니라 CD와 속지에 숨어 있는 꼼꼼한 아트웍을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