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음악으로 풀어낸다면 이런 느낌일까? 텍스트가 음표로 변환되는 소박한 기적이 실현됐다. 바로 지금, 여기서. 기타리스트 노재의 앨범 Nojae’s Wild Thing을 통해서다. 노재의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음악적 경험의 산실인 이 앨범은 양국의 정서가 미묘하게 공존한다. 총 7개의 트랙으로 짜여진 앨범은 한국의 단편소설과 미국 대중음악의 뿌리를 영감으로 제작했다. 2008년 발표한 그의 첫 리더작인 재즈 밴드 ‘심플리 오션’의 색채를 상상하고 재생 버튼을 누른다면 가벼운 충격이 올 터. 7년 전의 음악과는 완벽히 대조되는 연주 스타일과 음악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름값을 했다. ‘와일드 씽(wild thing)’이란 의미답게 정제되지 않은 순수한 에너지와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노재의 철학이 트랙 곳곳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황순원의 ‘별’부터 지미 헨드릭스까지. 한국과 미국을 넘나드는 노재의 음악 세계에 빠져 보자.
1.A Lucky Day
‘A Lucky Day’는 현진건의 단편소설 ‘운수 좋은 날’을 모티브로 작곡된 곡으로 소설에서 주는 감정선의 흐름을 표현했다. 펜더 로즈의 고요함을 시작으로 중반부의 기타 솔로에서의 긴장감, 그리고 엔딩에서의 사운드는 소설의 느낌을 노재의 감성으로 표현해 냈다.
2. Pilgrim Song
작가 오정희 작품의 ‘순례자의 노래’에서 영감을 받아쓴 곡으로 음악의 묵직한 기타 사운드와 그 위에 애잔하게 흐르는 멜로디 라인은 소설 속 주인공 혜자에 대한 사회적 억압과 단절, 그리고 그녀의 고뇌와 해방을 향한 욕망을 음악의 언어로 표현해내고 있다.
3. Travel
경쾌한 사운드로 시작하는 곡 ‘Travel’은 노재가 미국 유학 생활 동안 여행을 통해 느낀 감정을 곡으로 표현한 음악으로 각 악기의 솔로마다의 다양한 사운드는 마치 멤버들 개개인의 여행의 느낌을 표현해 내는 듯 하다.
4. Star
황순원의 단편소설 ‘별’을 소재로 작곡한 곡으로 소설 속 주인공인 소년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감정들을 노재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곡이다.
5. Nuke
‘Nuke’는 Nuclear Weapon으로 어떤 것을 파괴한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는데, 이 곡은 노재의 음악적 한계에 대한 도전과 새로움을 위해 노재 자신의 삶에 있어서의 낡은 가치의 파괴를 통한 변신의 의지를 담고 있다.
6. Brazilian Song
브라질리언 리듬의 라틴 재즈 넘버로써 미국에서 만난 남미 사람들에게서 얻은 그들의 밝고 순수한 느낌을 표현한 곡이다.
7. Wild Thing
Wild Thing’은 지미 헨드릭스의 ‘Wild Thing’ 과 동명의 곡으로 노재의 기타 히어로인 지미 헨드릭스에게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다. 곡 제목처럼 날 것의 정제되지 않은 순수함과 에너지를 표현한 곡이다.
1. A Lucky Day
2. Pilgrim Song
3. Travel
4. Star
5. Nuke
6. Brazilian Song
7. Wild 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