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원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펼쳐나가는 싱어송라이터이자 깊은 울림의 보컬리스트 권진원,
그녀가 노래로 세상에 등장한 것은 1985년 여름 제6회 MBC 강변가요제를 통해서였다. 당시 한국외국어대학교 네덜란드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권진원은 자작곡 <지난 여름밤의 이야기>로 은상을 수상했다.
강변가요제가 권진원 음악 인생의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면,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 노찾사)은 권진원의 음악에 가치와 아름다움을 더하는 깊이 있는 여울목이었다.
1987년 어느 날 권진원은 우연히 서울 대학로 연우무대에서 열린 노찾사 공연을 보러 갔다. 그날, 권진원은 홀로 부르는 노래, 홀로 즐기는 노래가 아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노래, 세상을 관통하는 노래와 조우했다.
노찾사는 권진원의 음악 인생을 운명처럼 바꿔놓았다. 권진원은 오디션을 거쳐 노찾사의 일원이 되었고, 이후 수많은 공연에 참여하며 노찾사 2집의 <저 평등의 땅에>와 3집의 <사랑 노래>를 불렀다.
요컨대 권진원은 자유와 평등을 향한 열정을 자신의 독창적인 목소리로 꽃피워 올림으로써 이상과 진실을 갈구하던 시대의 영혼이 모두의 노래로 만개할 수 있게 했다.
1992년 권진원은 솔로로 독립하여 첫 음반 <북녘 파랑새>를 발표했고, 이때부터 싱어송라이터로서 길고도 치열한 새로운 음악 인생을 영위했다.
2집 <살다보면>, 3집 <집으로 가는 길>, 4집 <해피버스데이투유>, 5집 <노란 풍선>이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 고유한 음악적 결을 지키려는 권진원의 투명하고 정직한 열정 때문일 것이다. 음악가는 오로지 음악으로 말하고,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소리와 메시지에 이르기 위해
감내해야 할 고통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권진원은 6집 음반에서 <나무> <푸른 강물 위의 지하철> 등 더욱더 사색적인 노래들로 깊은 울림을 전했고, 이어 7집 <멜로디와 수채화>를 발표했다.
예술에 있어 새로움과 도전이 하나의 본질이라면, 전통과 핵심에 대한 천착 역시 또 하나의 본질이다. 적지 않은 이들이 세상 현실을 핑계로 도전도 천착도 하지 않은 채 옛 명성에 기대려 할 때,
권진원은 계속 자신이 가고자 하는 소리의 길을 향해 나아갔다. 때로는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옛 노래를 불러 세대 간의 가교 역할을 하기도 했고, 때로는 한국적 전통과 정신을 복원하는 음악으로 우리 문화의 가치와 품격을 보여주기도 했다.
권진원의 음악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그것은 사람의 음악이다. 노래가 사람의 곁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기꺼이 다하려는 마음으로 <그대와 꽃피운다>, <사월, 꽃은 피는데>를 발표했다.
그 사이 그녀만의 길이 그녀의 뒤에 깊고 길게 그려졌고, 30여년의 시간을 통해 한 음악가의 올곧음과 고귀함이, 누군가가 끝내 닮고 싶어질 하나의 음악 세계가 이렇게 완성되어 가고 있다.
1. 동심초
2. 사공의 노래
3. 세노야
4. 보슬비 오는 거리
5. 하숙생
6. 가을밤
7. 엄마야 누나야
8. 고향의 봄
9. 엄마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