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이지연의 음악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듣는 사람의 마음이 구름 위를 거니는 듯 하다. 굳어 있는 마음의 근육이 모처럼 풀린다.
난해한 작품들에서 흔히 요구되는 딱딱하고 거추장스런 해석을 필요치 않는다.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잊고 지냈던
'아름답고 영원한 유토피아'에 관한 기억을 어렴풋하게 나마 새김질 할 것 같다. 마치 어느 날 하늘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를 관람하면서
잠시 잊고 지내던 천국을 떠올리듯이. 무한과 유한의 절묘한 일치, 바로 여기에서 그녀가 체화한 내면의 깊은 울림을 감상자에게 돌려 준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그녀가 앞으로의 인생을 살면서 빚어내는 기쁨과 슬픔, 절망과 희망의 이중주가 어떻게 더 풍성해질지 궁금하다.
천국의 심연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우물가에서 현실이라는 두레박으로 '영원한 유토피아' 를 끊임없이 끌어 올리려는 음악적 태도는
그녀의 음악을 더 윤택하게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일보 박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