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이다. 2015년 1월 첫 앨범 "그대 내 품에" 보다 좀 더 깊어진 앨범 "라팽아질풍덕" 을 가지고 라팽 아질이 돌아왔다. 삶은 음악이라는 기치 하에 곡을 쓰고 앨범을 제작하던 그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삶을 통째로 앨범에 넣기 시작하였다.
타이틀곡이자 첫 번째 트랙인 <제비>는 사소한 대화에서 출발한 곡인데 “다음 생애 태어나면 나랑 결혼할거야?“ 라는 한번도 안 물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물어본 사람은 없다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다소 글루미한 분위기의 곡으로 인연의 엇갈림을 다룬 곡이며, 자세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겠다.
<나에게 사랑이란>은 문득 되돌아 본 연애 시절을 기억하고, 결혼 이후의 삶과 연애 시절의 삶이 분명 다른 듯 닮아있는 것을 보며 관계를 돌아보는 곡이다. 힘을 빼고 마치 모닥불 앞에서 부르는 듯한 보이스와 기타 선율이 감상적이다. <내 마음이 부르는 노래>는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기쁨과 동시에 떠나지 못함을 아쉬워하는 슬픔을 동시에 담은 곡으로 듣는 이의 감정 상태에 따라 퇴사를 종용하는 곡이 될 수도, 혹은 재충전을 하게 할 수도 있는 곡이다. <들꽃>은 라팽 아질의 10집 앨범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는 곡으로 쉽지 않은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들꽃에 비유하여 표현하였다. 마지막 트랙인 풍덕이쏭은 유의깊게 보았으면 알 수 있을 앨범 제목에서 유래된 것으로, 풍덕이라는 멤버의 추가 영입을 축하하며 마음에서 깊이 우러나오는 본능으로 부른 노래이다.
라팽 아질은 다른 인디앨범들처럼 유행하는 기타팝을 다루지도 않고, 20대의 풋풋한 감성을 다루지도 못하며, 어찌 보면 주류 소비층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를 앨범에 싣곤 한다. 그러나 그들이 하는 이야기 또한 삶의 일부분이며, 누군가는 이미 겪었고, 누군가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 같을지라도 살면서 한번쯤은 겪을 법한 경험이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이끌어 내리라고 본다.
그들의 이번 이야기를 감상 후 다음 세 번째 앨범에 대한 이야기도 상상해 보면 좋겠다.
1. 제비
2. 나에게 사랑이란
3. 내 마음이 부르는 노래
4. 들꽃
5. 풍덕이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