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살롱>은 1923년부터 1940년에 이르기까지 일제강점기 시대를 풍미했던 열 두 곡의 유행가들을 이정표의 목소리로 재해석한 음반이다.
국악인이기도, 대중가수이기도, 기생이기도 했던 원곡의 가창자들은 그들의 독창적인 음악성으로 혼재된 시대의 경계적 가창법으로 노래하였고,
이정표는 가수로서 그들의 매력적인 가창에 반하고, 작곡가로서 그 시대 음악 작, 편곡의 견고함에 매료되었다.
국악과 가요를 모두 다루는 경계인으로서 그 시대 노래들과 가수들에게 마치 스스로를 비춰 보는 듯한 느낌으로 작업한 열 두 곡은 마치 1927년 개국한 경성방송국(JDOK)을 현재에 다시 듣는 듯한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당시 방송국에서는 주로 국악, 창가, 가요 등을 틀어주었는데, 유행가인 척도인 라디오에서 국창 임방울과 명가수 이난영을 동시에 들을 수 있었던 다양성의 시기이기도 했다.
그 시기 여가수들의 가창을 들어보면 민요, 정가, 가요, 성악 등 다양한 음악들이 혼재되어 독특한 매력을 자아내는데 안타깝게도 요즘은 그 매력적인 가창법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본 음반은 바로 이 부분에 착안하여 이 시기 전통의 아름다움을 복원하고 2019년도에 걸맞는 현대성을 갖춘 새로운 노래들로 재탄생시켰다.
노래에는 어떤 악기로 반주하는지가 그 결을 완성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화려하면서 애수어린 25현 가야금을 중심으로 아코디언에 하림, 트럼펫에 최선배,
그리고 현악 4중주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연주자들이 이정표의 작업에 힘을 보태면서 보다 다채롭고 풍성한 음반이 되었다.
이정표는 노래와 25현 가야금 연주를 비롯한 모든 곡의 편곡, 스트링 편곡까지 직접 해내면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동시에 보여준다.
장르들이 혼재되고, 동양과 서양이 섞이던 당시의 노래세계로 향하는 튼튼하고 견고한 다리가 되어줄 음반 <경성살롱>을 통해
요즘 시대 사람들로 하여금 고전에서만 얻을 수 있는 단단하고 뭉클한 무언가를 느끼게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1. 이 풍진 세월
2. 사의 찬미
3. 목포의 눈물
4. 화류춘몽
5. 꽃을 잡고 (Feat. 최선배)
6. 이태리의 정원 (Feat. 하림)
7. 바다의 꿈
8. 황성옛터
9. 처녀일기 (Feat. 최선배)
10. 타향살이 (Feat. 최선배)
11. 봄 아가씨
12. 고백하세요! 네? (Feat. 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