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尊(존)나게 재수없어'의 주인공 올라이즈 밴드가 메이저 데뷔 앨범을 발표한 것이 작년 7월의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원맨 밴드인 우승민 성격상, 그가 갑자기 스타가 되어 TV 드라마에 나오고 토크 쇼에 초빙되는 일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오리지널 인터넷 버전에 비해 정제된 가사들로 앨범을 꾸몄다지만, 그가 정말 들려주고 싶었던 곡들은 죄다 방송 금지처분을 받았다. 결국 그는 효율적으로 자신을 (보편적인) 대중에 노출시킬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런 그가 1년 여 만에 2집 앨범을 선보이고 있다. 거칠 것 없는 입담과 와르르 웃고 돌아서면 뒷골이 시큰할 정도였던 독설도 여전한데 뭔가 조금 달라졌다. ’70-’80년대 한국 포크 정신을 계승한 만큼, 그의 메시지는 비유와 비약으로 가려지고 음악 형식 또한 '기타 하나, 동전 한 닢 뿐' 정신으로 밀고 나가도 좋게 정리되었다. 게릴라 식 라이브도 가능하겠다. 앨범 재킷에 나타난 그의 이미지가 코스프레(Costume Player) 같았던 것에도 다 이유가 있다. 인터넷 코스프레 동호회 회원 2만 여명이 그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했단다. 주위의 숱한 무시와 경멸을 이겨내야 했고 건강도 좋지 않아 힘들게 마친 작업이었던 만큼, 보다 많은 팬들에게 잔잔한 박수가 오래도록 받기를 기원한다. 이보 전진을 위한 반보 후퇴.
1. 여행
2. 5월의 여인
3. 어느 아저씨의 이야기
4. 올라 올라
5. 잘가
6. 다 거짓이요
7. 나 날아간다
8. 돌아라 세상아
9. 웃어라
10. 땀돌이와 닭살이
11. 너 떠나고
12. 거릴걷네
13. 동물농장
14. 어머니 오래사세요
15. 방구 뀌는 자동차(Mbc 느낌표 삽입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