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에서 보여준 4인 4색의 철저한 분업 시스템을 역전시켜, 다시 협력체제로 돌아선 작품이다. 사실 [Ummagumma]의 들쭉날쭉한 이미지는 멤버들 개개인의 개성은 충분히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지만, 엄연히 그것은 밴드로서의 궁극적인 사운드는 아니었다. 시드 배릿의 탈퇴 후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던 내부 사정을 그대로 반영해준 결과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본작은 드디어 포스트-시드 배릿 체제의 진정한 자리매김이다. 물론 여기에도 멤버 각각의 개별적인 감성 소품들이 담겨있긴 하지만, 앨범의 핵심은 6부작으로 이루어진 'Atom Heart Mother'에 있다. 이 곡은 그들이 ‘달의 저편’으로 가기 전, 초록별 지구에서 내놓은 대지에 대한 축가로서 대곡 지향적인 스타일의 시발점이 되어준다. 더불어 잡다한 일상 소음들의 콜라주인 'Alan’s Psychedelic Breakfast' 역시 현실 속에서 찾아낸 이들의 실험적 면모를 읽을 수 있다. 실험과 감성을 겸비한 그들의 ‘따로 또 같이’ 버전.
1. Atom Heart Mother - Father's Shout...
2. If
3. Summer '68
4. Fat Old Sun
5. Alan's Psychedelic Breakfast - Rise And Sh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