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를 다락방 뮤지션이라고 한다.
그의 이름을 전자양(이종범)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무슨 여자의 이름쯤으로 안다. 하지만 전자양은 글자그대로 전자 + 양을 뜻한다. 그리고 요즘에는 일본어를 영어 발음한 denci hinji(덴시 힌지)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전자양은 지방이 집인 80년 생으로 지금 대학교 2학년에 다니다가 휴학중인 게으른 소년이다. 그를 처음 본다면 너무 평범해서 기타를 잡고 노래를 하기 전까지는 뮤지션으로 도저히 보이지 않는 소년이다. 하지만 양이 양털 속에 자신을 숨기듯 그도 그런 평범한 속에 비범함을 감추고 있는 소년이다.
전자양과 문라이즈의 인연은 문라이즈가 스위트피의 앨범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할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 당시 전자양은 처음으로 자신의 데모를 문라이즈에 보낸 인물이다. 처음 전자양의 데모를 받았을 때 많이 놀랐었다.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한 22살의 소년이 이런 음악을 할 줄은 우리모두 상상하지도 못했었다. 그런 기회를 통해서 전자양과 문라이즈는 같은 식구가 되었다.
그는 전자양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전에 그는 두 개의 밴드에서 활동하다가 자신이 하고싶어하는 포크스타일 음악을 하기 위해 밴드에서 나와서 전자양(denci hinji-덴시 힌지)이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는 인디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주목받기 시작하고 드디어 문라이즈 식구가 된지 1년 만인 8월에 자신의 첫 앨범 [DAY is FAR TOO LONG]을 발표하였다.
어찌 보면 전자양에게 있어 인디 뮤지션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 뮤지션이다.
그 동안 전자양은 자신을 위해서 음악을 만들었지만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음악을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아마추어적인 느낌을 주지만 그것은 정말 새롭고 독특하다.
[DAY is FAR TOO LONG]
#1
문라이즈에서 3번째로 발매되는 전자양의 앨범은 문라이즈와 전자양(이종범)에게 있어 특별한 앨범이다. 이번 앨범 [day is far too long]의 녹음은 모두 전자양의 집에서 하였다. 소위 말해 홈 레코딩으로 제작된 결과물들이다. 전자양은 집에서 녹음 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은 “워낙 시끄러운 지역인데다 쉴새 없이 차가 지나다니고 공사가 끝이지 않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땅을 팠다 매웠다 팠다 매웠다.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아 새벽 1시에서 5시 사이에 녹음하였으며 3개월 정도 걸렸습니다.”라고 말한다.
#2
전자양의 음악은 우울하고 게으르다. 그리고 독특한 매력이 있는데 그것은 리듬과 멜로디가 계속해서 반복되어 있어 듣는 사람을 몽롱하게 만들기도 한다.
화려한 기타 솔로나 단번에 귀를 자극하는 멜로디는 없지만 그의 음악은 들으면 들을수록 굉장하다.
이제까지 발표된 인디 앨범에서는 찾을 수 없는 몽롱함과 게으름이 베여 있는 전자양은 음악은 마치 하늘을 부유하는 것처럼 들린다.
이제 시작이지만 당분간은 마지막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제 전자양은 본 작을 발표하고 군대에 입대한다고 한다.
많은 활동을 하지는 못하지만 전자양과 문라이즈에게 있어 이번 앨범은 가치가 있는 앨범이다. 몇 년 후 다시 사회에 나와서 계속 음악을 하는 전자양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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