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발표된 메탈리카, 건즈 앤 로지스, 마릴린 맨슨과 같은 대형 밴드들처럼 세인들의 입에 오르진 못할지라도 나름대로의 제 구실을 톡톡히 해내는 스턱 모조의 라이브 앨범이다. 하드코어가 '90년대의 대중음악에서 전반기의 얼터너티브 음악과 브릿 팝 이후 테크노와 함께 주류세력으로 등장했다는 것은 이제 진부한 이야기가 되었다. 기계음 일변도의 테크노 음악과 이와 다른 개성을 지녔던 하드코어 신(scene)이 테크노 하나만으로 포용하지 못했던 팝 음악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테크노와는 달리 남성적이고 무거우며 다분히 공격적인 하드코어음악의 독특한 개성으로 인해 대중들은 주류로서의 입지를 인정한 것이다. 선두주자이며 많은 팬을 가진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이젠 확고히 자리매김한 콘과 림프 비즈킷 등은 현재 누구나 알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서게 되었다.
비록,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없지만 자신만의 개성으로 충실히 대변했던 스턱 모조는 ‘95년 늦깎이로 데뷔한 실력파 그룹이다.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이나 림프 비즈킷의 카랑카랑하고 신경질적인 음악과는 내성이 다른 무겁고 둔중한 사운드는 이들 스턱 모조의 가장 큰 핵심이자 매력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정규 앨범 3장 이후로 하드코어 음반 중에는 드문 경우인 라이브 앨범 HVY1은 이들의 근거지인 애틀랜타의 소규모 클럽에서 행해진 공연이 수록된 음반이다.
스턱 모조 음악의 모토인 헤비함과 청중과의 혼연일치된 교감으로 HVY1은 소규모 클럽답게 미국 하위층 문화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양질의 레코딩으로 이루어진 전체의 조감도 역시 뛰어나다 할 수 있다. 여타 다른 하드코어 그룹들의 기타리스트와는 다른 정통파 스타일의 연주를 구사하는 리치 워드의 영향 때문인지 변칙적인 리프보다는 강력한 힘으로 만들어내는 기타 리프가 흡사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과 같다. 이에 예리함보다는 흑인특유의 리드미컬한 랩으로 무장한 본즈의 탁월한 래핑 또한 열정적인 헤드 뱅잉으로 이끈다.
밀어붙이는 헤비함과 관중들의 땀으로 범벅이 된 공연장을 상상케 하는 Trick과 Back in the saddle, 드러머 버드맨의 쉴 새 없는 투 베이스 드러밍이 몰아치는 Enemy territory와 Throw the switch, 근작에 수록된 탄력있는 그루브가 넘치는 Rising 등 전체가 탄탄하면서도 헤비하게 구성되어 있다.
곡들 사이에 쏟아지는 미국사회에 대한 비판과 조소, 야유는 관중들의 환호와 더불어 다음 연주되는 곡으로 인도해주는 신호로 사용되었다. 보너스로 마지막에 수록된 Reborn과 My will은 여전히 공격적이지만 앞으로 발매될 스턱 모조의 신보가 조금은 새롭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촉매제 구실을 해낸다.
4명의 멤버 모두가 프로레슬링에 대한 열렬한 팬들이라는 사실은 그들의 사운드가 왜 이다지도 남성적인 헤비함으로 표현되어 지는지를 짐작케 한다. 변칙적이고 새로운 리프들로 추앙 받는 메이저 하드코어 밴드들과는 달리 옛것에서 물려받은 유물로 충실히 연주해내는 스턱 모조의 개성은 빈자리 채우기만으로 치부될 수 없는 이들의 실력을 알 수 있다. 대규모 스타디움과는 다른 소수정예화된 탄탄함으로 듣는 이를 압도하는 힘을 느껴보고 싶다면 스턱 모조의 HVY1으로 탁월한 선택권을 시험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1. 2 Minutes Of Death
2. Mental Meltdown
3. Monster
4. Twisted
5. F.U. Intro
6. Crooked Figurehead
7. Trick
8. Rising
9. Enemy Territory/ Back In The Saddle
10. Throw The Switch
11. Tears
12. Guitar Intro
13. Fod
14. Not Promised Tomorrow/ Southern Pride
15. Pipebomb
16. Reborn
17. My Will
18. Bonus Tr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