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비로소 본 작을 통해 처음 만나는 이들이지만 일본 내에서 몇 년 전부터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한다.-일본은 유독 재즈 피아노 편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이번에 발표한
클래식 곡을 재즈로 편곡하여 재해석하는 작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뮤지션들에 의해 시도되어 왔다. 때로는 소수의 클래식 뮤지션들에 의해 행해지기도 했던 이 작업은 사실 많은 재즈 뮤지션들에 의해 현재까지 지속되어 오고 있는 실정. 최근 자주 한국을 찾고 있는 프랑스의 피아니스트 자크 루시에(Jacques Loussier)는 이미 클래식과 재즈 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분야의 스페셜 리스트이다. 바흐로 시작된 그의 클래식 곡의 재즈화 작업은 드뷔시, 헨델, 베토벤을 거쳐 이젠 쇼팽의 곡에까지 그 관심이 미치고 있다. 로코코 시대의 음악들을 주로 선곡하여 재즈로 재해석했던 오이겐 키케로 트리오(Eugen Cicero Trio)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이 분야의 명인이다.
또한 유리 케인(Uri Caine)처럼 포스트 밥과 아방가르드를 넘나들었던 뮤지션도 말러와 슈만, 바그너, 베토벤의 곡에 현대적 해석을 더한 작품들을 여러 장 발표하고 있는 중이며 네덜란드 출신의 재즈 뮤지션들로 구성된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European Jazz Trio)도 다양한 클래식 곡들을 한층 더 부드럽고 파퓰러하게 편곡하여 이미 일본 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작업으로 서로 상반되는 성격을 가졌던 두 음악 장르는 그 동안 벌어졌던 시대와 사고의 간극을 자연스럽게 좁혀나가고 있다. 악보에만 충실했던 클래식 작품들은 재즈 뮤지션의 손길을 거치면서 작품 안에서 좀 더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트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재즈 스타일로 변주되면서 원곡이 가졌던 기존 컬러에 더욱 다채로운 색감의 덧옷이 입혀지게 되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