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조수미씨가 이탈리아 트리스테 베르디 극장에서 베르디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국제 무대에 데뷔이래 20주년을 맞이하는 2006년, 이제까지의 그 어느 무대보다 더욱 특별한 리사이틀 무대를 소개한다.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부친 장례식 당일, 파리 샤틀레 극장
지난 4월 4일,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의 독창회 무대가 더욱 특별한 것은 바로 공연일이 조수미씨의 부친 장례식 당일이었기 때문. 이미 티켓이 오래 전에 모두 판매가 된데다가 TV 방영 및 DVD를 위한 녹화가 예정되어 있어 콘서트를 취소하기에 곤란한 상황에 놓인 그녀는 부친의 장례식이 있는 그 시간, 파리 무대에 섰고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뽐내어 관객들의 격찬과 기립박수를 끌어냈다.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이 공연에서 조수미씨는 오랜 세월 그녀와 함께 해온 피아니스트 빈센초 스칼레라와 역시 호흡을 맞추어 한국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비롯하여 비발디의 '두 바람의 소용돌이 (Agitata da due venti)', 구노의 세레나데,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La Traviata)”의 아리아 '언제나 자유롭게 (Sempre libera)' 등 귀에 익은 조수미 씨의 대표 레퍼토리 등을 노래한다.
특히 공연 마지막에 고인이 된 아버지를 애도하며 부르는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Ave Maria)'와 푸치니 오페라 “잔니 스키키 (Gianni Schicchi)”의 아리아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O mio babbino caro)'는 관객석을 숙연케 하고 있다. 이에 모든 관객들은 10여분간의 기립박수로 그녀를 위로하며 뜻깊은 저녁 무대를 더욱 따뜻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