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 너머로 흐르는 시네마틱-재즈
The Simply Ocean
심플리 오션(The Simply Ocean)은 김강완(기타), 이재학(베이스)으로 이루어진 재즈듀오이다.
2003년 재즈전문 스쿨인 JASS를 통해 인연을 맺은 그들은 여러 재즈 클럽에서의 연주를 통해 서로의 음악관에 대해 알게 되었다. 2006년 7월, Duo로 재즈클럽 그레꼬(Greco)에서 매주 연주를 하게 되면서 ‘심플리 오션’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음반을 기획하게 된다. 같은 해 가을 무렵부터 그들은 수개월간 곡들을 작곡하고 앨범의 컨셉을 구상하게 되는데 작곡한 곡들은 듀오(Duo)나 퀸텟(Quartet) 구성으로 한 공연을 통해 더욱 영글어 갔다. 2007년 6월 홍대의 한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시작하게 되었고 ‘심플리 오션’을 처음으로 알릴 첫 번째 앨범 [Recollection]을 완성하게 되었다. 객원 멤버로는 재즈 씬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던 재즈 피아니스트 양지현, 드러머 크리스 바가(Chris Varga), 그리고 보컬리스트 황혜나가 참여했다.
“ 심플리 오션(The Simply Ocean)은 북극해(Arctic Ocean)처럼 어떤 공간이지만 가상의 공간입니다. 누구나 공상이든 망상이든 자기만의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이 있죠. 그래서 심플리 오션은, 멤버들의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이고 그 힘으로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 심플리 오션을 직역하면 '간단해' 라는 의미가 있는데요. 약간 종교적인 면도 느껴지지만 '없음'이나 '텅 빈' 것을 상징해요. 오히려 비어 있음으로 여유가 있듯이. 가식이나 꾸밈, 지나침, 넘침 등등과 상반되는 의미를 가집니다.”
심플리 오션의 음악을 듣다보면 일상 속의 작은 단편이나 영화 속의 장면들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깔끔하게 구성된 곡, 음을 하나하나씩 짚어가며 연주해내는 섬세함도 그렇지만 처음부터 완만한 극적 연결 구도를 가지고 작업에 임한 그들의 노력덕분이기도 하다. 실제 [Recollection]은 한 남자가 여인을 그리워하다 자멸하기까지를 하루라는 시간 설정으로 담아냈다. 노래 제목을 찬찬히 살펴보면 시간 흐름에 따른(Sunrise, At Morn, Sunset),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는(Rest ~ Linger On), 그리고 남자의 마지막을 담아낸(In Everlasting Peace, In a Dream) 트랙들로 배열되어 있다. 덕분에 재즈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라도 테마를 따라 장면을 떠올릴만한 친화력을 가지게 되었고 거기에는 기타를 필두로 한 아름다운 멜로디와 자연스런 흐름을 지켜낸 연주력이 한몫하고 있다. 재즈를 바탕으로 하나 그에 맞는 대중적이고 유연한 변주를 시험한 타이틀, ‘Rest’는 심플리 오션의 미니멀한 색채가 잘 살아난 베스트트랙이며 피아노와 기타연주를 따라가는 ‘Time for Love’ 'Linger On', 슬픈 황혜나의 보컬이 돋보이는 ‘Everlasting Peace’도 주목해야 할 트랙이다. 영상과 사운드가 결합해야만 비로소 완벽해 진다고는 하나 심플리 오션의 음악은 사운드만으로 독립적으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내었다.
현재 두 멤버는 첫 번째 음반과는 또 다른 형태의 구성과 컨셉으로 두 번째 앨범을 준비하며 그들만의 재즈 사운드를 만들고 있다. 재즈라는 장르의 범주에 국한하지 않고 더 넓은 나래를 펼치고 있는 심플리 오션의 다음 행보 또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