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음악을 유랑하는 무국적 상상 악단
오르겔탄츠(Orgeltanz)는 태엽의 힘으로 음악을 자동 연주하는 악기이자 완구인 오르겔(orgel)과 독일어로 춤을 뜻하는 탄츠(tanz)를 조합한 밴드명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스타일을 제시한다. 무심히 거닐던 거리 어딘가에서 조그맣게 들려오는 노랫가락, 그 소리를 따라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발걸음, 반복되는 일상 속 잠시나마 휴식하며 미소를 짓는 순간, 오르겔탄츠의 음악은 우리 곁에서 가볍게 춤을 추듯 다가온다.
인사동, 대학로, 홍대 부근 등 거리 곳곳에서 연주하는 버스커스이자 밸리댄서 에쉬(Eshe)와 함께 춤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를 만드는 악단인 오르겔탄츠는 자유롭게 세상의 모든 음악을 유랑하며 자신만의 음악을 연주한다.
오르겔탄츠는 2005년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인상적인 데뷔앨범으로 마니아들에게 회자되는 싸이키델릭 밴드 네눈박이나무밑쑤시기의 기타리스트였던 마르까 마르꼬와 미옹은 노닐듯이 편하게 연주하며 모두가 흥이 나는 음악을 연주하고 싶었다. 베이스의 sp, 퍼커션의 미나, 바이올린의 엔젤 등이 참여해 악단 오르겔탄츠를 시작한 이들은 조그만 카페, 인사동, 대학로의 거리 등에서 연주를 시작했고, 입에서 입으로 소문을 타며 수요 주먹밥 콘서트, 전주 세계소리축제,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전주 국제 영화제, 세이브 티벳 페스티벌, 광주 MBC 난장,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등등의 무대에 올랐다.
여행을 떠나듯 자연스럽게 오가던 멤버들은 현재 마르까 마르꼬(아코디언, 보컬), 엔젤(바이얼린), 미옹(어쿠스틱 기타), 슝구리(어쿠스틱 기타, 퍼커션), 하민(퍼커션, 보컬), 베쑤뎅(베이스)의 라인업으로 안착되었다. 그리고 오르겔탄츠의 유튜브 공연 동영상에 반해 찾아온 밸리 댄서 에쉬가 가세해 춤과 노래가 함께 하는 오르겔탄츠의 무대가 완성되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오르겔탄츠의 음악은 여러 갈래의 월드뮤직에 닿아있다. 유랑하는 집시의 서글픈 선율에서 정열적인 탱고의 리듬, 사색하는 보사노바의 터치에 이르기까지 오르겔탄츠의 노래상자에는 거리에서 태어나 서민들의 삶을 담았던 여러 나라의 민속 음악이 보물처럼 담겨 있다. 그리고 이 보물들은 오르겔탄츠의 상상력을 통해 모두 12곡의 노래로 태어나 데뷔 앨범 [요람에서 무덤까지]에 담기었다.
저마다의 운명을 안고 태어난 노래는 생을 닮아가고 마음을 통해 공명한다. 오르겔탄츠의데뷔앨범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이렇게 우리네 인생살이를 닮은 노래들을 담았다. 비제의 카르멘 중 "Havanera"를 인트로로 차용한 아기자기한 연주곡 "Orgeltanz"로 시작하여, '비밀이야'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세상 모두 알아버리는 우리네 이야기를 담은 "속닥속닥", 매력적인 리듬 위로 샴페인을 얻고 싶은 거지의 이야기를 담은 "비열한 거지의 거부할 수 없는 한마디", 서정적이면서도 서사적인 스토리가 담긴 연주곡 "못", '빨간망또 차차'를 연상시키는 오르겔탄츠판 환타스틱 애니메이션 "마르까의 망또", 흥겨운 달부카 리듬과 함께 아라비안나이트의 한 장면이 펼쳐질 것 같은 "망상", 이스라엘의 민요를 오르겔탄츠의 스타일로 해석한 "Hava Nagila",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별의 곡 "Despedida"에 이르기까지, 오르겔탄츠의 데뷔앨범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세상의 모든 음악을 유랑하며 우리 곁에 공존하는 삶의 희노애락을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