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 사이키델릭한 음악의 오솔길을 따라가고 있는 서울전자음악단
그들이 가는 길의 두 번째 흔적, [Life Is Strange]
서울전자음악단, 다 아는 사실이지만 기타를 담당하고 노래도 부르는 신윤철은 신대철의 동생이고 신중현의 아들이다. 드럼을 치는 신석철은 신윤철의 동생이다. 이들은 대를 이어 사이키델릭한 음악의 오솔길을 따라가고 있다. 거기에 김정욱의 사려깊은 베이스 워크가 더해진다. 이들은 음악의 본질에 충실한 밴드다. 이들은 언제나 외로운 바깥의 존재들이다. 그래서 가장 전통적인 밴드다.
그들이 가는 길의 두 번째 흔적, “Life is strange” 가 드디어 발매된다. 이번 2집 역시 이들은 사운드로 말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가사도 중요하긴 하지만 가사는 뜻을 알아들어야 하는 언어라기 보다는 목소리의 색깔을 실어나르는 도구일 수도 있다. 메시지가 실린 가사를 토해내는 목소리들은 어쩐지 숨이 차고 힘겹다. 막힌 말문을 겨우 터내는 듯한 그 가녀린 목소리들을 퍼즈 걸린 기타 소리와 쿵쿵 울리는 드럼과 웅웅 떠도는 베이스 소리들이 덧칠한다. 색깔을 음미하는 방식으로 가사들을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이제 그들의 사운드를 음미하자. 먹물을 찍어 일필휘지로 그려내는 긴 연주에 빠져들어 결국 우리나 그들이나 어떤 숲속에 도달한다. 그 숲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아야 한다. 걸어가는 대로 길이 만들어진다. 그래야 비로소 음악 안에 있게 되고, 우리는 알몸으로 환하게 웃는 우리 자신을 자연스럽게 대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