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샛별 우미진, EP[cocconature]로 밤 하늘에 다시 뜨다.
고치 안에서의 시간, 우미진.
3살 때부터 노래를 부른 이 소녀는 1997년 재즈 아카데미 졸업 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 에그 트리(Egg Tree), 크레이지 베이비(Crazy Baby) 등의 밴드를 거치며 이태원의 블루스 클럽들과 하드록카페 등에서 연주했다. 드라마와 CF 주제곡, 단독 공연과 여러 콘서트의 게스트 보컬 등으로 활동하던 그녀는 블루스 록을 기본으로 얼터너티브, 포크 록, 모던 록 등 다양한 록음악에 자신의 분위기를 실어 2001년, 1st album "RETURN TO ZERO" 발매했다. 이 후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자신의 힘으로 전곡 작사, 작/편곡, 프로듀싱을 마친 그녀가 총 네 곡이 담긴 EP앨범 [cocoonature]를 들고 자연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로 돌아왔다.
자연을 노래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cocoonature
이 앨범의 타이틀, [cocoonature]는 그녀가 누에고치처럼 오랫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cocoon’과’nature’의 합성어이다. 이번 EP앨범은 보컬녹음을 제외하고 모두 홈레코딩으로 이루어졌다. 그녀의 역량을 확인하고 발휘하는 데 최적인 공간, 그녀의 집이 고치가 되어 그녀를 누에나방으로 키워낸 것이다. 1999년에 쓴 ‘꽃그늘’과 2008년에 쓴 ‘Love song’의 간격은 무려 십 년이다.
첫 번째 트랙인 'You'는 어린 소녀의 모성애 담긴 짝사랑을 노래한 곡으로 2003년에 만들어 놓은 데모버전을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목소리를 위주로 편곡하여 담았다. 이 앨범의 타이틀인 ‘꽃그늘’은 40세가 되면 숲에서 어릴 적, 맑은 눈으로 바라보던 예쁜 세상을 추억하며 노래하려고 23세에 써놓은 노래이다. 어쿠스틱기타와 vs880이란 하드레코더로 장난치듯 만들었는데, 보슬비 내리는 푸른 숲이 떠오르는 느낌이 독특하다. 총 네 곡이 담겨 있는 이번 EP앨범은 전체적으로 어쿠스틱기타 사운드와 또 하나의 리얼 악기인 보컬녹음에 신경을 가장 많이 썼다. 사람의 목소리보다 더 좋은 악기는 없다. 다양한 코러스로 채워 완성도를 높인 세 번째 트랙, ‘Love song’이 특히 그렇다.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해진 목소리와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넉넉해진 시선이 아름답게 그려지는 이번 EP앨범을 통해 그녀가 자주 얼굴을 비추지는 않더라도 오랫동안 곁에서 함께 세상을 바라보며 이야기 나눌, 반가운 친구로 남아줄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