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은 작년인 2010년6월 뉴욕에서 활동하는 중견급 피아니스트인 데이빗 버크만과 베이스에 이철훈, 드럼에 이상민, 그리고 색소폰에 켄지 오메등 국내 재즈 클럽에서 활발히 활동해오고 있는 뮤지션들로 쿼텟 편성의 밴드를 구성하고 있으며 연주는 전체적으로 아주 스트레이트한 밥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류주희의 노래 역시 전통적인 재즈 보컬의 영역에 머물러 있는데 사실 외국의 경우야 이러한 접근이 흔하다지만, 국내 음악계의 저변을 고려해 보았을 때 류주희처럼 온전한 전통 재즈 보컬리스트로서의 면모를 이처럼 선명하게 드러내는 경우가 도리어 더 흔치 않았던 편이다.
이 첫 앨범에서 그녀는 기존의 스튜디오 앨범들이 가질법한 짜여진 섹션이나 구성 및 프로덕션을 최대한 가볍게하고 마치 실제 라이브 무대에서 노래하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 수록곡들은 전통적인 스탠더드 넘버들이 3곡 포함되어 있는 가운데 , 디지 길레스피나 빌 에반스, 호레이스 실버, 빌리 스트레이혼의 오리지널 튠을 가져오되 여기에 가사를 새롭게 붙여 노래와 스캣으로 표현한 ‘Waltz for Debby’, ‘Lonely Woman’, ‘Groovin' High’, ‘Interplay’, ‘BloodCount’ 등 다섯 가지의 트랙을 포함, 재즈 보컬의 틀 안에서 최대한 레퍼토리를 신선하고 차별되게 가져가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곡들은 해외에서도 그리 자주 불리는 레퍼토리는 아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앨범 전체의 색깔이나 느낌이 좋고 녹음상태 역시 양호한데다가 생동감도 느껴져 마음에 든다. 필자가 보기에 적어도 국내 재즈 신에서 이러한 보컬 앨범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류주희의 이번 첫 앨범에 대한 평가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앨범이 국내 재즈 팬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는 확신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앞으로 기대해도 좋을 만한 실력과 잠재력을 두루 갖춘 보컬리스트가 오랜만에 새롭게 우리 앞에 등장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 글: 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