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그 풋풋함으로 '어쿠스틱과 공감 그리고 화합'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다.
좋은 대중음악의 정의는 듣기 좋고, 그 선율과 가사에 공감하는 것이다. TV, 라디오, 인터넷 미디어 어느 방송을 접해도 비슷한 스타일의 음악을 만날 수 밖에 없는 시기에, 시대의 유행을 철저히 배제하며, 기성세대 어른들의 음악을 스무 살의 감성으로 풀어낸 'New Trend Music' 이 탄생했다. Hello Happy 라는 이름으로 모인 열 명의 젊은이들은 '세대를 초월하는 공감'이라는 힘을 가진, 음악을 사랑하는 스무 살 내외의 젊은이들이다. 열 명의 멤버 전원이 작사, 작곡 혹은 연주로 참가하며 자신의 노래를 불렀다. 이제 이들은 '어쿠스틱과 공감 그리고 화합' 이라는 2011년의 새로운 음악 트렌드를 제시하며 가요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세대를 뛰어 넘는 음악의 공감대
이들에게 보컬리스트의 길을 제시한 보컬 감독이 “한번만 더”를 부른 가수 박성신이고, 음악을 만들어 준 사람이 대한민국 최고의 연주자들인 베이스의 이경남, 기타의 조정치, 기타의 임현기, 음반 프로듀서 최인호다. 선생과 제자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들어진 Hello Happy는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아 음악을 창작하고, 노래했다.
내 두 귀에 찰싹 달라붙는 음악 종합선물세트
포크와 발라드, 락과 댄스 그리고 재즈까지 망라한 흥미진진한 구성. 모든 곡들이 악기소리의 공간감이 대단히 훌륭하다.
그래서 헤드폰을 쓰고 들으면 그 강점이 훨씬 더 강하게 느껴진다. 언플러그드한 음원의 소스와 때 묻지 않은 보컬들을 잘 버무려 믹싱 했고, 여러 번 듣기에 무리가 없는 편안한 마스터링과 여러 가수들의 보컬을 감상하는 것이 강점인 옴니버스 특유의 기획력도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는 성공요소다.
■ 앨범소개
4분의 3박자의 왈츠에 기교를 뺀 순수한 가창을 보여주는 타이틀곡 “사실은”은 바비킴 밴드에서 오랜 시간 멋진 기타실력을 보여줬던 임현기의 부드러운 어쿠스틱 기타연주와 멋진 앙상블을 이룬다.
첼로악기가 가진 그 특출한 선율과 피아노소리의 하모니는 오랜만에 등장하는 여성듀오의 화음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마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헤어진 그 누군가를 향한 마음에 숨겨둔 고백을 아름답게 표현한 가사는 왈츠리듬에 맞춰 듣는 이의 감성위로 편안하게 각인된다.
역시 임현기의 배음이 특출한 기타소리로 포문을 여는 두 번째 타이틀 곡 “카라멜 마키아또”는 세련된 리프의 기타편곡이 강렬하다. 그런 강렬한 연주는 마치 에스프레스의 진한 향기와 우유의 달콤함이 기분 좋게 믹스된 카라멜 마키아또 커피처럼, 풋풋한 사랑이야기의 노랫말과 달콤한 선율이 섞여 절묘하게 교차한다. 노래하는 이민수의 절제된 감정선은 부드럽고, 달콤하면서도 한 번 맛을 보면 좀처럼 잊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에스프레소 커피향과 무척이나 닮았다.
여행스케치 이후 한국포크음악의 명맥은 소수의 가수들에 의해 겨우겨우 연명했다. 세 번째 곡 “회색아침”은 그런 포크음악에 선상에 설 수 있는 구성력을 갖고 있다. Hello Happy들의 매니저를 맡으려고 들어왔다가 팀원이 되었다는 김보성이 보여주는 비음 섞인 공명이 매력적인 보컬은 모던포크의 한 축에 선 매력을 드러낸다. 눈이 오는 아침정경에 다시 볼 수 없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보고 싶다고 속삭이는 회색 빛 보컬은 오랜 시간 아름다운 여운을 주며 메아리 친다.
“Happy day love time”은 “한번만 더”를 부른 가수 박성신의 애제자를 자청하는 이윤지의 상큼한 호소력이 넘치는 곡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베이시스트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이경남의 곡답게 곡을 이끄는 베이스의 감각적인 터치와 리듬감이 출중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시간이 총알같이 빠르게 지나기 때문에 마법사처럼 시간을 멈춰버리고 싶다는 주문은, 빼어난 미모를 가진 이윤지의 모습과 멋지게 오버랩 되어 듣는 이의 시선과 마음을 모두 사로잡는다. 해피들 모두가 박성신의 제자들인데, 유독 이 곡만 직접 코러스를 해서 제자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 덕에 이윤지는 다른 해피들의 시기를 받는 다고 한다.
현악기의 대선라인이 상당히 중독성이 있는 “말하지 못한 이야기”는 저음부와 고음부가 넓은 멜로디의 구성을 가진 전형적인 한국형의 슬픈 발라드 이다. 대전의 유명한 실용음악학원 아이빅의 보컬강사인 박소영의 담담함 속에 깃든 애절함은 이별의 지독한 슬픔을 무섭도록 담담하게 감춘 야누스적인 감정을 표현해 낸다. 그래서 들으면 들을수록 오히려 더 구슬프고 처연하다. 보컬리스트의 매력이 아름다운 멜로디와 좋은 매칭을 이루고 있다.
“Fine그리고 시작”은 드럼과 베이스, 일렉기타의 완벽한 조합으로 세련된 록의 전형을 보여준다. 조정치, 임현기의 기타 합주는 가공할만한 포스를 내뿜고, 타이틀곡 “사실은”을 부를 때와 전혀 다른 색감을 보여주는 유현경의 샤우팅은 저절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뛰게 만든다. 가사 전달력이 출중한 장점을 가진 덕분에 빠른 비트에도 불구하고, 가버린 사랑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사랑에 보내는 청춘의 찬가가 손에 잡히듯 세밀하게 들려온다. 헐리우드식 청춘영화를 한편 보는 것 같은 입체감이 뛰어난 곡이다.
“사실은”을 부른 여성듀오의 다른 하나인 김아영의 “아가페”는 담백하고 깨끗하다. 피아노와 앙상블을 이루는 보컬의 창법과 가사는 첫사랑의 숭고함을 찬미하는 순수함의 백미다. 사랑은 상대를 끝없이 존중하는 것이며, 사랑이라는 이름 앞에는 조건을 붙일 수 없다. 그것이 아가페사랑인데, 그래서 그 멋진 사랑이 조금은 두렵다고 수줍게, 그리고, 순수하게 노래하는 김아영의 보컬은 산속의 샘물같이 쨍-한 맑고 깨끗함이 있다.
“비”는 마치 드라마나 영화의 O.S.T와 생태학적으로 닮았다. 그래서 이제 대학 초년생인 최유리의 농염한 보컬이 실린 선율은, 영상이 없는데도 영상을 보았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명지대 실용 음악과를 올해 입학한 최유리가 들려주는 “비” 이야기는, 강요하지 않아도 저절로 상상이 되도록 만드는 마성이 있다.
기타리스트 조정치와 베이스기타의 이경남이 함께 작곡하고, 보컬 선생인 박성신이 가사를 쓴 “사랑보다 강한”은 하드락이 지닌 강렬한 색채를 유감없이 드러내는 곡이다. 독특한 점은, 노랠 부르는 이주희의 보컬이 소울적인 창법을 기반으로 샤우팅을 하는 것인데, 발란스가 상당히 좋다. 드럼이나, 기타, 베이스의 연주가 헤비한 록테크닉을 구사하는데도, 앙상블이 좋다. 고음부의 가창력을 들으며 가창력을 가진 이주희라는 가수의 탄생에 찬사를 보내게 된다.
단 한번만 들어도 절대로 잊을 수 없을 음색과 발성을 구사하는 전혜수의 “눈이 부신 날에”는 백색순수의 절정을 보여준다. 인생이라는 궤도는 항상 행, 불행이 연속적이다. 그래서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행복하다. 그런데, 어렵고 힘든 바로 그 시점을 비구름이 몰려와도 결국 모두 사라지고, 무지개가 뜨는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빗대 긍정의 철학을 제시한다. 노래제목처럼 눈이 부신 날은 노력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에겐 반드시 찾아온다. 암울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눈이 부신 날에”는 “희망가”다. 멋지고, 독창적 이면서도 순수대중가요의 요소를 모두 가진 노래다.
“술 먹고 전화 하지 마” 제목자체가 사람들의 입술에 희자 될 임팩트가 있는 술 먹고 전화 하지 마는 “회색아침”을 부른 김보성의 몰입감이 좋은 음색과 참 잘 어울리는 컨트리 곡이다. 노랫말이 보여주는 유연하고 직설적인 회화성은 듣는 내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리고, 다 듣고 나면 결국 크게 웃게 만드는 재능을 김보성은 보여준다. 블랙코미디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사랑과 이별이 가진 반전의 뉘앙스를 회화적으로 풍자한 것이 유쾌하다. 그리고 노랠 다 듣고 나면 왠지 서글픔이 밀려온다. 마음속에 정리되지 못한 이별의 찌끼들이 여전히 사랑의 이름이라는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는 걸 발견하는 반전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영화의 엔딩 credit 이 올라갈 때 흘러나오는 선율과 닮은 김유범의 “Uncountable joy”는 각진 곳이 없어서 좋다. 김유범의 기타소리는 유연하고 부드러운데, 그건 거친 물살을 거꾸로 올라가는 연어의 몸짓처럼, 투박한 비트와 엇박자의 리듬 속에서 유영한다. 젊은 작곡가의 재기 발랄한 “Uncountable joy” 연주곡은 젊은 날, 셀 수 없는 기쁨에 대한 음악적 영감을 멋들어지게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