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앨범으로 상반기 가요계 신드롬을 일으킨 버스커버스커
1집을 마무리하는 그들의 또 다른 이야기
‘버스커버스커 1집 마무리’ 앨범은 3월 발매된 정규 1집 준비 당시 수록 예정이었으나 ‘봄’이라는 앨범 테마상 제외된 ‘여름’ 느낌의 신곡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신곡이지만 여전히 1집의 테두리 안에 있다는 의미에서 ‘1집 마무리 앨범’이라는 이름을 붙여, 밴드답게 음악으로 1집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뜻을 담았다.
제목부터 1집의 연상선상에 있음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이번 앨범은 이번에도 장범준이 전 곡의 작사•작곡을 맡았으며, 버스커버스커답게 여전히 쉬운 노랫말과 신선한 멜로디로 청춘과 사랑을 노래한다. 비트는 한없이 빨라지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하지만 장범준의 보컬은 우리가 아는 특유의 떨림으로 정서를 전달하며, 메인 기타와 더불어 김형태의 베이스와 브래드의 드럼은 곡의 무게에 맞춘 사운드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봄이 지난 후의 화사한 여름을 예상했다면 이번 앨범은 어쩌면 조금 다를 것이다. 버스커버스커는 여전히 말간 얼굴로 사랑의 희열을 노래하지만, 앨범을 관통하는 청춘의 정서는 더 큰 진폭으로 요동친다. 첫사랑으로 아파하던 누군가는 이제 ‘우연히라도 마주치지 마요’라고 말하고, 여수 밤바다의 아름다운 조명 대신 이제 도시의 ‘네온사인’을 응시한다. 봄바람은 ‘소나기’가 되어 마음을 적신다. 처음의 설렘이 지나자 이제 ‘사랑한다는 말로는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정말로 사랑한다면’ ‘기다려주세요’라고 속삭인다.
1집 발매 후 불과 석 달 만에 발매하는 이번 ‘버스커버스커 1집 마무리’ 앨범은 변화라기보다는 ‘여기까지가 우리가 하려던 이야기’에 가깝다. 첫 만남의 설렘만이 아니라 헤어진 후의 복잡다단한 감정까지 우리들의 청춘의 일부이기에, 이들이 데뷔 앨범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제야 마침표를 찍는다. ‘봄바람’으로 시작해 ‘기다려주세요’로 끝나는 버스커버스커의 그 아름다웠던 봄의 흔적이 여기에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