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이 날아오르는 수탉 세 마리, 그들의 락(樂)을 주목하라!,
밴드 루스터 라이드(Rooster Ride)의 첫 EP앨범 [고생 끝에 Rock이 온다]
닭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어림없는 소리다. 아무리 한 번 날아보려 날갯죽지를 푸드덕거려 보았자 잠시 하늘로 솟구쳐 오를 수 있을 뿐.
그런데, 여기 하늘을 날아보려는 수탉 세 마리가 있다. 감히 세계를 누비는 대형 락스타의 꿈을 안고 Rock에 손을 댄, 미래가 전혀 보장되지 않은 큰 꿈을 가슴에 품고서 Rock으로 락(樂)을 해보고자 한국 인디음악 씬에 과감히 뛰어든 밴드 루스터 라이드(Rooster Ride)가 바로 그들이다. 83년생 동갑내기인 서정현(기타/보컬), 나상윤(베이스/보컬), 문기수(드럼/보컬)로 구성된 3인조 밴드 루스터 라이드(Rooster Ride)는 2010년부터 즉흥 연주 트리오로 활동해오다 2012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해왔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연주해오던 서정현, 나상윤이 우연한 기회로 재일교포인 문기수를 만나 즐겁게 음악을 하자는 일념 하에 클럽 빵, 살롱 바다비, 사운드홀릭씨티, 프리버드 등에서 활동해왔다. 그리고 그들의 활동이 1년이 되어가는 지금, 이들의 ‘무수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노력의 결실이 첫 EP [고생 끝에 Rock이 온다]를 통해 세상에 드러난다.
루스터 라이드(Rooster Ride)의 음악은 Rock을 기반으로 다양한 밴드의 오마주가 교차한다. 이는 이들의 음악이 하나의 고정된 스타일이 아닌 다양한 스타일을 지향하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스타일의 교차 속에서 이들은 솔직하고 재미있는 언어유희를 통하여 밴드 스스로의 색깔을 만들고자 하였다. 루스터 라이드(Rooster Ride)의 첫 EP [고생 끝에 Rock이 온다]의 5곡의 수록곡을 통하여 이들이 어떠한 날개짓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Rooster Ride>는 초기 비틀즈와 같은 경쾌하고 풋풋한 로큰롤 넘버로, verse의 call & response와 chorus에서 멜로딕하게 교차하는 보컬 하모니가 노래에 감칠맛을 더한다. 공연전의 사운드 체킹을 발전시켜 이들의 주제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Shooting Star>는 이번 앨범 타이틀곡으로 변화무쌍함을 자랑하는 드라마틱한 노래이다. intro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며 아날로그 신서사이저로 스페이스 사운드를 펼치는 가운데 드라이브 베이스가 호방한 솔로 연주를 펼친다. 이어서 전개되는 chorus-verse 조합에서는 위로 솟구치는 듯한 베이스 리프가 돋보이는 가운데, ‘슈팅 스타’로 표현되는 독특한 청춘의 캐릭터를 연상 할 수 있을 것이다. ‘담배랑 바람은 안 펴요’와 같은 언어유희를 통해 이들 음악의 유쾌한 특징도 엿볼 수 있다. 또한 bridge의 급격한 템포 변환 이후 전개되는 제2의 chorus는 기타 연주의 향연과 별똥별을 연상케 하는 기타 이펙트의 조화에서 풍성한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The Who나 Cream과 같은 밴드의 영향을 많이 엿볼 수 있는 곡이다. <Pouring Rain>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잔잔한 기쁨을 표현하는 데서부터 벅찬 환희를 표출하는 데까지 이르는 여정을 그린 곡이다. 루스터 라이드(Rooster Ride)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고생 끝에 Rock이 온다>는 Funk Rock 넘버로 사랑과 평화의 ‘한동안 뜸 했었지’를 연상시키는 유쾌한 곡이다. 두 화자의 오가는 대화 속에서 세상이 아무리 힘들더라고 결국 고생 끝에는 낙 또는 Rock이 온다는 메시지를 담아낸 랩이 즐거운 곡이다. 비틀즈의 Hey Jude를 연상시키는 Chorus와 Outro에서의 Red Hot Chilli Peppers를 연상시키는 화끈한 드럼 앤 베이스 연주와 보컬 하모니, 하이-로우 톤 스캣, 그리고 랩이 잘 어우러져 아주 즐거운 곡이다. <지금>은 작년, 홍대를 대표하는 축제인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공식 로고송으로 발표되었던 곡으로 이번 EP에서는 새롭게 연주된 베이스라인이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또한 크런치한 톤으로 전개되는 기타 보이싱이 돋보이는 락넘버로, ‘I gotta do this now’라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다독임을 통해 동시대 창작자들에게 직설적이지만 솔직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곡이다.
EP [고생 끝에 Rock이 온다]의 수록곡들을 들어보면 드럼의 하이햇이 유독 밝은 빛깔의 소리를 내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종일관 밝게 울리는 이 소리가 언젠가 날아오를 것을 믿는 이들 세 수탉들의 긍정과 열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