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빙자사기단은 2012년에 결성된 3인조 블루스 록 밴드다. 처음엔 ‘사회파 블루스 록 밴드’라고 얘기하고 다니다가, 어느 집회현장에서 사회자의 소개 멘트를 듣고 극도의 오글거림을 경험한 이후부터는 그냥 ‘블루스 록 밴드’라고 얘기하고 다닌다. 결성한 지 3년 만에 첫 앨범을 내게 되었는데, 타이틀은 ‘몫소리’이다. 2014년 인천인권영화제의 기조에서 힌트를 얻어 지은 타이틀인데, ‘예술빙자사기단’이라는 팀 이름도 그렇고, ‘이름 하나는 괜찮게 짓는 것 같다.’라는 호평을 주변 지인 3명에게 들었다. 이름만큼 음악도 괜찮아야 할 텐데…
첫 곡 ‘그 따위로 살지마’는 공연 때 항상 첫 곡으로 연주하는 곡인데, 시작하기 전에 항상, 이 곡과 어울릴만한 짓을 한 인물에게 이 곡을 바치면서 시작한다. 헌정할 사람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번 I Don’t Hate You 이 곡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꼰대’에 대한 곡이다. 나는 꼰대를 “폭력적인 방법으로 권위를 ‘구걸’하는 사람”이라고 나름 정의 하는데, 상당히 통찰력 있는 정의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아무튼 중간에 화려한 베이스 솔로를 들을 수 있다.
3번 의자놀이는 쌍용차 사태를 그린 공지영 작가의 책 ‘의자놀이’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곡이다. 자본과의 투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자본이 너무나 비열한 방법으로 인간의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노동자를 이간질 시키고, 돈으로 유혹한다. 그런 자본에 맞서서 ‘몫소리’를 내는 것이 너무도 큰 용기와 희생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4번 ‘건드려보자’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할 때 들려주면 괜찮을 곡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여자가 남자에게, 남자가 남자에게, 여자가 여자에게…
5번 ‘You Are Not 언론’은 마이클 잭슨 노래가 아니고, 일종의 언어유희로 언론의 행태를 꼬집은 노래다. 근데 ‘alone’으로 바꿔도 은근히 뜻이 통한다. 그들은 혼자가 아니기에 담합도 가능한 것으로 보이니까…
6번 ‘허세의 품격’은 헤어진 연인에게 허세 부리다 결국은 찌질해 지는 내용이다. 앨범 중 가장 팝적인 느낌의 곡이다.
7번 ‘더 이상 죽이지 마라’는 세월호 참사 후에 쓴 곡으로, 세월호 참사를 비롯하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회적 타살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만든 곡이다. 나는 세월호 참사가 사회적 타살이고, 범인은 ‘진실을 숨기려 하는 자들’이라고 확신한다.
8번 ‘살아있네’는 앨범 중 가장 조용한 곡이다. 이 곡은 희망적인 느낌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희망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희망의 근거가 고작 살아있다는 것이라니..
9번 ‘쫄지마’는 할 말은 하고 살자는 내용의 곡이다. 공연 때 항상 마지막에 하는 곡이다.
아쉬운 점도 많지만, 그래도 나름 열심히 만든 앨범인데, 청자에게 돈 낭비, 전파 낭비, 전기낭비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1. 그 따위로 살지마
2. I Don't Hate You
3. 의자놀이
4. 건드려보자
5. You Are Not 언론
6. 허세의 품격
7. 더 이상 죽이지 마라
8. 살아있네
9. 쫄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