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집에 대한 반성으로 탄생된 후반기 수작이자 죽어버린 걸작 앨범이다.
멤버들이 가장 신경을 쓰고 공을 들인 작품이였으나 철저히 외면을 받아 인기의 냉정함을 느끼게 한 작품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 쟈켓 디자인부터가 새로움을 전해준다.
초반기 사운드에 연주의 정교함까지 깃들여진 세련함과 참신성, 가사의 의미까지도 완벽했으나 앨범의 실패는 김창완 주도의10집 앨범이 다시 편안한 포크 곡들로 채워지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걸작 앨범의 안을 들여다보면 우선 '소낙비'가 귀에 들어오는데 김창훈의 울부짖는 듯한 보컬과 공격적인 연주가 2분 55초 동안 환상적인 음의 세계로 이끈다.
9집의 타이틀곡인 '웃는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어'는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PINK FLOYD스타일의 전주와 이펙트가 이채로우며 곡 전개상으로도 완벽에 가까운 곡이다.
산울림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느끼기에 충분한 명곡이라 할 수 있겠다. 다음으로 매니아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던 산울림의 대표작 '저기'가 블루스에 가까운 연주와 아트락적인 곡 전개로 우리를 이끈다.
9집에는 나중에 신촌블루스에 의해 리메이크되는 '황혼' 또한 실려있는데 '저기'와 마찬가지로 전주에 블루스 스타일로 시작된다. 간주 부분의 실험성 높은 브리티시 아트락 풍의 연주는 이 곡이 아직까지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1. 웃는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어
2. 더,더,더
3. 소낙비
4. TV도 끝났는데
5. 빨간 신호등
6. 황혼
7. 멀어져간 여자
8. 길엔 사람도 많네
9. 저기
10. 속도위반
11. 쉬운 일 아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