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새 음반은 그녀에겐 이례적으로 만족감이 마음껏 드러난 앨범이다. 전작까지 그녀는 줄곧 고독한 곡 쓰기를 해왔다. 세상과의 단절, 관계의 무상함, 그로 인한 소외감 등이 그녀 노래의 주요 부분이었다. 그것은 외로움 속에서 버텨야 했던 그 자신의 투영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닮은 딸과 든든한 남편을 얻은 그녀에게 그러한 것들은 모두 환희로 승화되었다(정말 아이를 얻는다는 것이 이 정도까지나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걸까). 아무튼 숀 콜빈은 앨범 전반에 걸쳐 아이와 남편에게 느끼는 행복을 얘기하고 있다. 이를테면 ‘Whole New You'는 남편에 대해, ‘Nothing Like You'는 딸에 대해, 그리고 ‘Bound You'는 결혼 생활과 어머니 역할에 대한 즐거움을 노래한 곡이다.
그렇다고 트랙 모두에서 가족 예찬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다. 시작과 끝이 묘한 뉘앙스를 주는 ‘Bonefields'는 삶과 죽음의 상관관계를 쓸쓸히 읊조리는 곡이고 사선(死線)에 서있던 꿈속에서 가져왔다는 ‘Another Plane Went Down'에서는 비행기 추락이라는 끔찍한 사고를 그리고 있다.
음악적으로는 전작들과 비슷해서 차분한 느낌의 포크와 템포를 더한 포크 록/팝 등을 들을 수 있다. 포크 팝 사운드가 상큼한 ‘Whole New You'는 가장 매력적인 후크를 지닌 곡으로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을 만한 곡이다. 그 외에 페달 스틸 기타 연주가 편안한 ‘Nothing Like You', 그녀 특유의 창법이 돋보이는 ‘Mr. Levon' 등이 수록되어 있으며, ‘I'll Say I'm Sorry'로 잔잔한 마무리를 짓는다. 그녀의 동반자 존 레븐설이 변함없이 작곡과 프로듀스를 맡았다. 수록곡을 전부 들어보면 과연 그 느낌이 전작들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언제까지나 똑같은 주제와 음악을 할 수는 없다. 사람이 살다 보면 때론 변화가 발전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녀의 진지함은 변함없다. 숀 콜빈은 앞으로도 계속 그 '새로운' 진지함을 솔직하게 표현해 나갈 것이다. 그녀가 말하는 평범한 한마디는 더없이 행복해 보인다.
“난 결혼했구요. 아이도 있어요. 그리고 음... 우리는 가족이죠.”
1. A Matter Of Minutes
2. Whole New You
3. Nothing Like You
4. Anywhere You Go
5. Bonefields
6. Another Plane Went Down
7. Bound To You
8. Roger Wilco
9. Mr.Levon
10. One Small Year
11. I'll Say I'm Sorry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