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가진 기계음악 소통과 관계에 대해 노래하는 전자 시인 Casker의 정규 세 번째 앨범
Between 이라는 타이틀이 말해주듯 그들은 1,2집을 관통하던 ‘내 안의 우주’라는 컨셉과 연결되는 인간의 관계와 소통에 대한 음악들을 앨범에 담았다. 음악을 향한 사랑과 아름답거나 슬픈 대인관계들의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동시에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신비함을 가지고 있으며 준오와 융진의 2인조로 개편된 동시에 보컬리스트인 이융진의 참여도가 높아져 더욱더 성숙해진 융진의 신비한 목소리와 음악적 재능도 엿볼 수 있으며 또한 홈레코딩으로 제작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이준오의 노련한 프로듀스와 믹스 또한 이 앨범의 필청 포인트이다.
3집의 대표적인 변화점은 타이틀곡 ‘나비부인’ 에서도 드러나듯 그들이 그간 간간히 실험해왔던 탱고에의 본격적인 접근에 있다. 탱고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유럽을 통해 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있는 음악으로서 그들은 탱고가 가진 열정과 슬픔이 한국인의 기본정서인 한限 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을 발견하고 그 서늘하면서도 뜨거운 음악을 그들의 것으로 승화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기존의 앨범과도 연계되는 전자음의 적극적인 사용이나 달콤한 보사노바 / 브라질리언뮤직의 변용도 이어가면서도 nu jazz나 복고적인 일렉트로 사운드등 최신의 해외경향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자기화 하는등 단순한 외국음악의 답습이나 가벼운 동어반복으로 안주하지 않는 새로움에 대한 그들의 끊임없는 노력을 감지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그들의 새 앨범 between의 사진. 아트워크. 뮤직비디오 모두 광고/패션/예술사진으로 유명한 포토그래퍼이자 아트디렉터인 김윤경태와 casker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져 음악과 시각미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토탈 아트로서의 가치를 갖게 되었고 그들이 표현하고 하는 내면세계가 비단 음악뿐만 아닌 시각적으로도 표현되는 성과를 얻게 되었다.
월드뮤직, 일렉트로니카, 다운템포, 하우스, 누재즈 등의 다양한 장르의 벽을 넘나들며 그들만의 음악으로 재해석하는 casker는 새 앨범 between을 통해 또 한걸음 진일보한 음악을 들고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 감성과 청각적 즐거움 양쪽을 모두 만족시킬 이 음반은 다시금 대한민국 대중음악에 다양성과 활력을 부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