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12월 3일, 서울 예음홀에 있는 세 사람은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격정에 사로잡혀 태풍의 진원지를 이루고 있었다.
존 콜트레인의 작품은 그때의 분위기가 도출시킨 것이다. 게스트로 참가한 강은일의 해금소리는 김대환씨의 작품 (黑雨)을 세밀히 훑어내고 있었다. 그 자리의 기(氣)를 흔들리게 하고 때로는 세 사람을 긴장시킬 정도의 감미로운 소리를 사로잡기도 한다.
존 톨트레인 작품이라 보다는 원래 세 사람의 곡이었던 것처럼... 그 어느 누구도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그들만의 음악이 거기 있었다. 그것을 (JAZZ)라 부르든 (이유를 알 수 없는 쾌락)이라 부르든 그것은 각자의 소유다.
깊고 어두운 밤 심연을 알 수 없는 늪가로부터 그 어딘가에 끝닿아 있을 생명의 뿌리를 찾아 헤맨다.
그 바닥과 위를 구분할 수 없는 혼돈과 튼튼한 줄기를 뻗어 내리는 각각의 질서-천지무용(天地無用)의 명동(鳴動)이다! 약 80분의 무대가 끝난 순간 세 사람의 배경은 분명히 하얗게 확산되고 이었다.
야마시다 요스케, 우메즈 가즈또끼, 김대환-이 세 사람이 이루어낸 첫 작품인 이 판은 또한 우메즈와 야마시다의 첫 레코딩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