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가든 Andrea Bocelli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이렇다.
'맹인가수 Andrea Bocelli'
여기에는 어쩌다가 성악을 전공한 시각 장애인이 우연한 기회에 동정표 섞인 인기나 좀 모으고 있다는 식의 발상을 자아낼 소지가 다분하다.
물론 그의 음악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미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말이다.
그에게 있어 도약의 발판이 되었던 이는 이탈리아 락 음악의 전설이라 불리는 주케로와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성악가 파바로티이다. 92년 Miserere라는 곡을 듀엣으로 부르고자 파바로티를 섭외하려던 주케로는 파바로티의 스케줄 탓에 그와의 듀엣이 무산될 지경에 이르자 오디션을 치르게 되는데, 이 오디션에 참가한 보첼리의 목소리를 듣고 주케로는 큰 감명을 받게 되고, 파바로티 역시 그 정도의 실력이면 자기 대신 녹음한다 해도 만족스러우리라는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결국 녹음 파트너는 파바로티로 정해졌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주케로와의 라이브 투어에 보첼리가 동참하게 된다. 물론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이 공연으로 보첼리는 대중적인 성악가로의 면모를 갖추게 되고, 팬들도 그의 노래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났다. 정통적인 벨칸토(Bel Canto)창법인 그의 노래는 부드럽고 낭만적인 애수를 자아내는 보이스 톤 그리고 힘이 넘치는 화려한 고음 발성, 빠른 호흡으로 공명하는 비브라토가 특징이다.
그는 독특한 과거를 가지고 있는데, 피사(Pisa)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개업했던 적이 있다. 음악으로 인생의 진로를 바꾼 그는 금세기 최고의 테너 가수 중 하나인 프랑코 고렐리에게 사사 받았고, 주케로의 생일 파티에서 부른 Miserere를 듣고 감명받은 Sugar Records의 사장 카테리나 카셀리에 의해 정식 발탁된다. 그 후 정통 클래식 앨범인 'Viaccio Italiano'와 크로스오버 앨범 'Bocelli'로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한다.
96년 11월 헨리 마스케의 복싱 은퇴시합을 위해 사라 브라이트만과 영어 버전으로 녹음한 'Time to Say Goodbye'이 히트를 치면서 그는 전세계적인 가수로 발돋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