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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곡 “One Headlight”로 전세계를 강타했던 밴드 월플라워스(Wallflowers)의 리더이자
밥 딜런의 2세 제이콥 딜런(Jakob Dylan) 최초의 솔로 앨범 “Seeing Things”
명 프로듀서 릭 루빈과 손 잡고 아버지의 레이블인 콜럼비아에서 발매하는 제이콥 딜런의 어쿠스틱 송가. “Something Good This Way Comes” 등 올해 가장 매혹적인 순간을 제공하는 아름다운 노래 10곡이 수록된 “올해의 앨범”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의 순간" (스핀)
"엘비스 코스텔로와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온화하고 부드러운 버전" (롤링 스톤)
“제이콥은 대단히 새롭게 만족스러운 방법을 찾아냈다” (필터)
“삶의 잘 익은 과실과도 같은 매혹적인 노래들” (페이스트)
★★★★ (블렌더)
★★★★ (언컷)
제이콥 딜런은 밥 딜런의 후광을 내세우지 않고 아버지의 도움을 바라지도 않았다. 월플라워스라는 밴드를 결성해 “One Headlight”같은 히트곡을 만들며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이제는 최초의 솔로 앨범을 들고 나와 전세계 음악팬들을 열광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어쿠스틱 곡들로 이뤄진 이번 앨범은 쟈니 캐쉬의 걸작 “아메리칸 레코딩”을 만들어 낸 명 프로듀서이자 비스티 보이즈의 디제이 출신이기도 한 릭 루빈과 손을 잡고 만들어졌으며,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네브라스카”와 같은 앨범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Something Good This Way Comes”, “On Up The Mountain”, “This End Of The Telescope”와 같은 매혹적인 순간을 제공하는 발라드와 마치 아버지 밥 딜런의 음악을 듣는 듯한 “Will It Grow”, 앨범의 대표곡 중 하나인 “Valley Of The Sun” 등의 수록곡은 이미 앨범을 미리 들어 본 전세계 매체들의 찬사를 이끌어 내고 있다. 보나루와 후지 록 등 여름 페스티벌로 전세계 음악팬을 찾아 갈 준비를 하고 있기도 하다.
아버지의 회사로 돌아와 릭 루빈(Rick Rubin)과 함께 작업한 신실한 어쿠스틱 송가 모음집.
월플라워즈(The Wallflowers)의 히어로 제이콥 딜런(Jakob Dylan)의 화제의 솔로 데뷔앨범.
[Seeing Things]
Biography
제이콥 루크 딜런(Jakob Luke Dylan)은 1969년 12월 9일, 뉴욕에서 태어났다. 미국 포크의 역사 그 자체인 밥 딜런(Bob Dylan)과 전 부인인 사라 딜런(Sara Dylan) 사이에 나온 네 자녀 중 막내였다. 제이콥 역시 1992년에 결혼하고 네 명의 아이를 가지고 있는데 그의 가족에 대한 사적인 부분을 통제 시키면서 온라인 상에서는 그의 아내나 아이들의 사진은 찾아보기 어렵다.
월플라워즈(The Wallflowers)에 관한 이야기를 빼 놓으면 안될 것 같다. 1989년에 버진(Virgin)과 사인하면서 1992년에 셀프-타이틀 데뷔 앨범을 내놓았지만 좋지 못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당연히 밥 딜런의 아들이 밴드에 있었다는 식의 마케팅 또한 없었다고 한다. 버진과 계약관계를 종료하면서 10,000 매니악스(10,000 Maniacs) 라던가 토드 더 웻 스프로켓(Toad The Wet Sprocket), 그리고 스핀 닥터스(The Spin Doctors)와 같은 밴드들과 투어를 다니기도 했는데, 그 와중에 밴드 멤버의 변동이 몇 번 있었다. 밴드는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 레이블 인터스콥(Interscope : 후에는 프레드 더스트(Fred Dust)가 잠시 부사장으로 있었던)과 계약하면서 새로운 앨범을 발표한다.
1996년도에 등장한 [Bringing Down the Horse]는 거의 현상에 가까웠다. 그 해를 거의 장악하다시피 했던 싱글 [One Headlight]과 줄줄이 이어진 [6th Avenue Heartache], [The Difference]와 같은 곡들이 연달아 히트했다. 400만장 이상이 팔려나갔는데 이 수치는 20년 전 밥 딜런이 사라 딜런과 별거하던 와중에 만들었던 걸작 [Blood on the Tracks]가 20여년동안 팔아치웠던 판매고의 두 배를 웃도는 양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성공신화는 제이콥이 밥 딜런의 아들이었다는 사실과는 별로 관계가 없었다. 반대로 그가 성공하면서 알고보니 밥 딜런의 아들이었다고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앨범의 프로듀서였던 T-본 버넷(T-Bone Burnett)은 이렇게 얘기했다. "내 생각에 이 앨범은 제이콥이 밥 딜런의 아들이라서 많이 팔린 것이 아니라 [One Head Lights]의 성공 때문에 팔려나간 것이다. 내가 궁금한건 과연 월플라워즈의 팬 중에 밥 딜런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냐는 거다." 분명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앨범은 그래미에서 락 보컬 부문과 베스트 싱글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월플라워즈는 총 다섯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2005년도에 앨범 [Rebel, Sweetheart]를 발매한 지 2년 후에야 투어를 가졌다. 투어 이후에는 데뷔앨범 당시부터 꾸준히 활동해온 건반주자인 래미 자피(Rami Jaffee)가 밴드를 탈퇴한다.
2006년 9월 20일자 빌보드지에서 제이콥 딜런이 콜럼비아 레코드와 계약했다는 뉴스가 발표된다. 월플라워즈의 경우에는 2005년도에 발표했던 앨범을 끝으로 인터스콥과의 계약이 마무리된 상태인데, 좌우지간 제이콥은 혼자서 아버지의 소속사인 콜럼비아와 손을 잡게 됐다. 미국의 텔레비전 시리즈인 [Six Degrees]와 [Jericho]에 각각 [Here Comes Now]와 [Stardust Universe]를 공개하면서 서서히 솔로 커리어를 가동해 나간다. 아버지와 함께 여러 작업을 해왔던 밴드(The Band)의 트리뷰트 앨범 [Endless Highway: The Music of The Band]에도 참여했는데, 1969년도에 밴드가 발표했던 셀프-타이틀 앨범 수록 곡 [Whispering Pines]를 커버하면서 예의를 표시한다. 존 레논의 커버곡들로 채워진 트리뷰트 앨범 [Instant Karma: The Amnesty International Campaign to Save Darfur]에서는 조지 해리슨(George Harisson)의 아들인 다니 해리슨(Dhani Harrison)과 함께 [Gimme Some Truth]를 녹음하기도 하며, 이후에는 제시 말린(Jesse Malin)의 앨범에 백보컬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보인다.
Seeing Things
2007년 9월, 뉴욕 타임즈에서는 제이콥 딜런의 첫번째 앨범 작업이 릭 루빈(Rick Rubin)의 헐리우드 힐스(Hollywood Hills)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당연히 릭 루빈은 본 앨범의 프로듀서로 내정되어 있었다. 제이콥 딜런은 릭 루빈과의 작업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릭 루빈은 좋은 환경과 놀라운 판단능력을 제공해줌으로써 우리가 작업하고 있는 노래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파악하게끔 도와줬다. 그것은 무척 막연한 성질의 것이었지만 무엇보다 릭 루빈은 내가 일했던 그 어떤 사람 보다도 정확했다.”
2008년 2월에야 그의 마이스페이스 페이지와 공식 웹사이트에 앨범 제목을 비롯한 정보들이 베일을 벗기 시작하며 2008년 5월, 로스 엔젤레스에서 진행한 라이브를 통해 자신의 신곡들을 공개한다. 앞으로 진행될 보나루(Bonnaroo) 페스티발과 로드버리(Rothbury) 페스티발을 비롯한 수많은 포크/록 페스티발의 라인업 목록에서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보통은 제이콥 딜런과 골드 마운틴 레벨스(Green Mountain Rebels)라고 등록되어 있다. 아마도 백 밴드를 기용하는 모양인데, 과연 월플라워즈와 어떤 차이를 둘 것이냐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라 하겠다. 6월 11일에는 데이빗 레터맨(David Letterman)쇼의 라이브가 예약되어 있으며 7월 15일에는 제이 레노(Jay Leno)의 방송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초반에 공개됐던 앨범커버, 그리고 현재 공개된 여러 보도사진에는 콜럼비아 레코드의 로고-레코드 애호가들에게는 라벨에 인쇄된 식스 아이, 투 아이로 익숙한-가 박혀있었다. 밥 딜런의 전성기 즈음에 발매된 앨범들에는 항상 왼쪽 윗켠에 콜럼비아의 로고가 붙어 있었는데, 제이콥 역시 올드스쿨의 모양새를 내고 싶었던 모양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재 돌아다니는 커버에는 콜럼비아의 로고가 사라져 버렸고, 그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약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노래들은 대부분이 제이콥 딜런의 목소리와 기타 한대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이콥은 스튜디오나 레코딩 외부적인 일들에 신경을 써야 했던 밴드 시절과는 다르게, 스튜디오가 없다는 가정 하에 오로지 노래에만 집중해서 음반을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드럼이 삽입되는 트랙들은 브러쉬로 연주한 소프트한 스네어 톤 정도가 들어가 있으며 여성 백 코러스가 포함되어 있는 트랙들 정도가 존재하고 있는 단촐한 편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몇몇 곡들의 가사는 전쟁과 묵시룩적인 비전으로 채워졌다고 한다.
너무나 미국적인 멜로디의 [Evil is Alive and Well]로 앨범이 시작되는데, 무척 친숙한 분위기를 가진 [Valley of the Low Sun], 그리고 [All Day and All Night]과 같은 곡에서는 아메리칸 루츠 록/블루스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도 하다. 명료한 여성 백보컬의 참가로 인해 특유의 서정미가 돋보이는 [Everybody Pays As They Go], 아버지의 영향이 느껴지는 [Will it Grow]의 곡들은 진지하되, 너무 심각하지는 않은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그리고 그것들은 오히려 월플라워즈 보다는 오래된 미국의 포크/컨트리의 유산을 고스란히 재연하려는 듯 보인다. 막판에 이어지는 신실한 발라드 트랙들인 [On Up The Mountain]과 [This End of The Telescope]는 감정을 과잉으로 남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듣는 이로 하여금 짙은 여운을 남기게끔 만든다.
제이콥이 밥 딜런과 한 무대에 섰던 것은 단 한번 뿐이었는데, 그것은 1997년 12월 14일에 열린 미국의 초대형 반도체 회사 [Applied Materials]의 공연에서 였다고 한다. 이후에는 비록 같은 쇼에 출연한다 하더라도 한 무대에 서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밥 딜런이 남겨놓은 미국 팝 역사의 거대한 족적에 비하면 아직 제이콥 딜런은 시작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는 시니컬한 리뷰들이 월플라워즈 시절부터 종종 있어왔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제이콥이 밥 딜런의 젊은 날 보다는 잘생겼고 노래도 훨씬 잘 부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 거대한 아버지의 업적과 단순히 비교 당하기에는 억울할 정도로 자신만의 확고한 재능과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밥 딜런의 팬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자생능력 또한 지니고 있다. 부자지간에 서로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는데, 아마도 둘 사이에는 애증 비슷한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버지의 도움 없이 이 정도로 성공한 뮤지션은 드문 것 같다.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의 아들이었던 아담 코헨(Adam Cohen)은 소소한 관심을 받는데 그쳤으며, 존 레논의 두 아들들 역시 이 정도의 성공까지는 이뤄내지 못했다. 솔로 앨범이 발매되면서 우려를 표시하는 팬들이 있다만 제이콥 딜런은 월플라워즈가 아직 끝난 이야기가 아니라고 언급하고 있다. 일종의 고백 비슷한 것을 해야할 것 같은데, 사실 본인의 경우에도 밥 딜런의 앨범들 보다는 월플라워즈의 두 번째 정규 작을 먼저 구입했던 케이스이다.
약간 거친 톤의 밥 딜런, 부드러워진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을 떠올릴 수 있겠는데, 그 둘 사이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보이스가 바로 제이콥 딜런의 목소리일 것이다. 억지로 밥 딜런의 시기와 비교를 해본다면 [The Times They Are A-Changin']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 있는데, 또한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Nebraska]라던가 [The Ghost of Tom Joad]등의 포크 앨범들을 떠올리게도 만든다. 물론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경우 전체적인 톤과 어레인지면에서 비슷하다는 뜻인데 제이콥 딜런의 본 작은 앞에 언급했던 이 두 앨범 보다는 좀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가쓰 브룩스(Garth Brooks) 만큼 노골적인 정도는 아니지만 본 앨범은 미국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사운드/멜로디로 무장하고 있다.
릭 루빈이 프로듀싱한 어쿠스틱 앨범이라는 점에서는 자니 캐쉬(Johnny Cash)의 걸작인 [American Recordings] 시리즈를 먼저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뉴욕 타임즈에 나온 릭 루빈의 작업실은 마치 [American Recordings] 시리즈의 부클릿에 비춰진 자니 캐쉬의 캐쉬 캐빈 스튜디오(Cash Cabin Studio)와 비슷한 인테리어로 구성되어 있는데, 확실히 [American Recordings] 시리즈 시절의 어쿠스틱 레코딩 노하우가 제이콥 딜런의 본 앨범에도 고스란히 녹아 들어가 있는 듯 보인다. 앞에서 제이콥 딜런이 언급한대로 그 ‘실체’라는 것은 실로 막연할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적어도 현재의 릭 루빈은 자니 캐쉬와의 작업에서 그 특유의 ‘공기’를 채집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앨범은 가끔씩 예상치 못했던 영원한 은총과도 같은 순간을 선사하기도 한다. 실로 놀랍지 않은가?
한상철 (불싸조 http://myspace.com/bulssazo)